▶ 세계 바둑계 최고수 이세돌과 첫 대국 ‘알파고’불계승
▶ 자율학습·직관발휘

한국시간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이세돌(오른쪽)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알파고’와 첫 대국을 하고 있다. 왼쪽은‘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놓은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박사. <연합>
컴퓨터가 단순한 게임에서 인간을 이기는 일은 흔하다. 계산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우의 수가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도 많을 정도로 복잡한 바둑은 다르다. 기계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이런 바둑에서 컴퓨터가 세계 최고수와 맞붙어 첫판을 완승했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지난 8일 세계 최정상의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불계승을 거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던 일이 성금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일대 사건이었다.
알파고의 첫 대국 승리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확인한 것으로, 산업혁명에 비견될만한 인류 과학사의 이정표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알파고의 첫 승은 직관, 유연성, 지적 성장 등 인간만의 것으로 여겨졌던 특징들도 이제는 컴퓨터가 따라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이제는 컴퓨터가 인간이 프로그래밍한 명령을 시행하는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면서 스스로 더욱 똑똑해지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모든 경우의 수가 10의 170제곱에 달하는 바둑은 수읽기라는 ‘계산’뿐 아니라 직관과 통찰 등 ‘감각’의 영역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인간에게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직관은 애초 AI에게는 못 넘볼 한계였다. 컴퓨터에 지시 사항을 입력하는 식으로는 직관을 인공적으로 구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둑이 사람을 이기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기도 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 기술이 2000년대 후반 개발되면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율 학습 능력을 갖춘 AI가 바둑의 수 중에서 직접 중요 사례만 골라내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파고는 딥러닝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9일 제2국에 이어 11일과 12일, 그리고 14일에 차례로 3·4·5국이 이어진다. 남은 대국들에서 이세돌 9단이 첫 판 패배의 충격을 딛고 승리를 거둬 인간의 자존심을 지킬지, 아니면 알파고가 첫 승리의 기세를 이어나가 가공할 인공지능의 위력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줄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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