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 한인 노숙자 셸터 현황과 대책
▶ 플러싱 일대에만 100여명...셸터 4~5곳 20여명 수용
플러싱에 위치한 뉴욕 나눔의 집 셸터에 10여 명의 노숙자들이 한 방에 모여 있다.
불황여파로 후원손길 줄어...
어느 때보다 쓸쓸한 연말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후원이 예년과 같지 않으면서 뉴욕 지역 한인 노숙자들의 겨울나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자원봉사자의 손길과 후원금이 크게 줄면서 이들은 어느 때보다 쓸쓸한 연말을 보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말을 앞두고 한인 노숙자 셸터의 현황과 대책 등을 집중 취재했다.
■셸터부족=플러싱 일대에서 노숙자 사역을 하는 곳은 뉴욕 나눔의 집과 사랑의 집, 주님의 식탁 선교회, 은혜의 집 등 4~5곳에 불과하며, 고작 20여 명의 노숙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플러싱 일대에서만 100여 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노숙자들은 대부분 거리를 방황하다가 저녁이 되면 24시간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공원 벤치나 길바닥 등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또 이 중 일부는 매일 카지노버스에 몸을 실어 추운 몸을 녹이며 겨울나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플러싱의 한 한인 상점 앞에서 잠을 청한 노숙인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이번 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본격적인 한파가 예고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노숙인 센터는 한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한인 노숙인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일부 노숙자 센터들이 올해 여름 재정적 위기를 겪으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 한인 노숙인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셸터에 들어온 노숙인들도 침대없이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등 열약한 환경 속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후원=이처럼 수용 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경제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한인들의 후원금이 크게 줄어 셸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다. 후원금 대부분이 렌트와 생활비로 지출되지만 매달 3,000~5,000달러의 경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마나 일 년에 몇 차례 기금모금 행사 등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행사 준비에 필요한 기금을 제외하면 실제 노숙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소액에 불과하다. 한 셸터 관계자는 “요즘 들어 노숙자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각종 후원도 줄고, 겨울철에는 일거리가 줄어들어 노숙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쉼터 운영자와 노숙자들에게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셸터 관계자들은 한인사회에 후원금을 요청해도 노숙자들에 대한 것이라며 후원을 꺼리며 차가운 반응 보인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이름있는 한인단체들의 기금모금에서는 몇 만 달러씩이 쉽게 모이는데 반해 노숙자 지원에는 한인사회가 많이 인색한 것이 안타깝다”며 “노숙자를 지원하는 후원자들 대부분이 목사들이거나 자원봉사자들이여서 큰 금액을 모금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책은=한인 노숙자들에게 셸터가 필요한 이유는 따듯한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셸터의 주된 임무 중 하나다.
특히 상당수의 한인 노숙자들이 마약이나 알콜 중독에 빠진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노숙자 셸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사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년 간 마약중독에 빠져 4년간 감옥에서 생활하기도 한 윤모씨도 출소 후 노숙인으로 생활하다가 2012년 9월 샌디 태풍 때 뉴욕 나눔의 집에 들와와 마약을 끊고 재활에 성공, 뉴욕총영사관의 도움으로 2014년 임시여권을 만들어 한국에 돌아간 뒤 택시운전사로 근무하고 있다.
나눔의 집 박성원 목사는 “재활 프로그램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들에의해 무료로 제공•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후원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벼랑 끝에 서있는 한인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셸터가 한인 사회를 통해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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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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