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희 시인의 산문집‘할머니의 감자떡’(왼쪽)과 네 번째 시집‘면허갱신’.
한 손에 쏘옥 들어와 그 자리에서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는 예쁜 표지의 책이 나왔다.
이승희 시인의 산문집 ‘할머니의 감자떡’(선우미디어 펴냄)이다. 올해 초 인간과문학사를 통해 이승희 네 번째 시집 ‘면허갱신’을 출간했던 그가 펴낸 책으로 한국 수필문학지에서 청탁한 원고들과 신문에 썼던 여성칼럼, 문화칼럼 원고를 모아 작은 마음으로 엮었다고 한다.
작은 테이블에 앉아 보통 사람들과 차 한 잔 하며 얼굴을 보면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 같은 책이라고 소개하는 그에게 ‘감자떡’은 그리운 할머니 사랑에 대한 은유다.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난 이승희 시인은 할머니가 만들어준 투명하고 애기 주먹만큼 큼직큼직한 감자떡을 그 당시 최고의 간식이었다고 한다. 감자바위가 아니라면 보지 못했을 감자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언어들로 담아내 마치 할머니의 곁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이민 문학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자부심을 지닌 그는 문학정신을 잃어버리기 쉬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이지만 혼자만의 방에 행복의 불을 밝히는 기다림은 한글로 문학하는 즐거움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절망하면서도 끊임없이 시를 쓴다’는 이승희 시인은 ‘할머니의 감자떡’ 마지막 장에서 한글로 문학하는 2세, 3세들의 색다른 디아스포라 문학을 기대하면서 미주 땅에 일어나는 한국어 바람을 타고 타민족들도 한글로 글을 쓰는 바람이 함께 불기를 소망한다. 바로 이승희 시인이 체득해 이제는 그의 손자들에게 내리는 할머니의 감자떡 같은 높고 깊은 사랑에서 나온 바램이다.
이승희 시인은 ‘미주 크리스찬문학’ 신인상, 월간 ‘한국시’로 등단했다. 미주 크리스찬 문인협회 회장,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한국여성문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미주서부지역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6회 영랑문학상 해외본상. 제4회 미주펜문학상, 소월기념사업회 소월문학상, 국제펜 한국본부 제1회 해외작가상를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쓸쓸한 날의 자유’ ‘웨스턴 거리의 아침’ ‘머물렀던 시간의 저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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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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