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과거에서 현재로까지 인간이 주술적 행위를 하는 심리적 관점의 궁극적인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불안 심리의 대처수단이라고 진화 심리학의 연구 보고가 있었다.
과거 인류가 짐승의 공격이나 대자연의 위협으로부터 생존하고자 하는 불안한 감정을 샤머니즘의 행위로 다스리거나 현대인들이 지니는 불안 심리상태를 각종 점술로 대리적 위안을 삼는 모두가 인간 본연의 무의식 속 생존욕구에서 비롯된다. 한국에 실재하는 민간 신앙 중에서 무속신앙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네 삶 속에서 깊게 터를 잡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인은 타인의 시선을 중시하는 관계 지향적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닌 문제나 걱정 등의 내면 부분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꺼려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직접적인 심리표출을 꺼리는 경계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을 잘 알 것 같은 족집게 무당을 찾아 자신의 내면을 그를 통해 표출하고 해소하고 있다. 특히, 점술을 곧잘 믿는 나라로 꼽히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내려오는 관례로 행하기에 대중의 거부감이 적다.
이렇듯 인간의 다양한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사용된 주술적 행위는 미술치료 행위의 부분과 서로 유사한 맥락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둘이 서로 지닌 유사성을 보자면,
첫째, 마음을 다스리는 원리로서의 행위라는 점이다.
과거의 주술적 행위나 미술치료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인간 자신이 지닌 불안한 생존욕구를 잠재우려 하는 자가 치유적인 무의식적 몸부림에서 표출되는 행위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결할 수만 있었다면 과거의 샤먼이나 지금의 전문의와 심리치료사들이 불필요할 것이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 것은 분명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타인과 더불어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고 살아야만 온전히 살 수 있음을 내포한 명언이다.
인간 내면의 보이지 않는 심리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 즉, 치료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샤먼이 지금은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 그리고 심리치료사들이 그 부분을 담당하고 존재하는 것이다.
둘째, 심리가 불안정한 대상을 치료하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주술사나 현재의 심리치료사는 불안정한 심리상태에 놓여있는 대상을 앞에 놓고 그들이 지닌 근심과 두려움 등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지닐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를 해주는 심리치유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것에 있어 공통점을 지닌다. 타인의 내면을 이끌고 다루는 심리치료의 중개 역할은 직접적으로 상대 내면에 영향을 주어 표출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내면을 표출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심리적 매개체로서의 중개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셋째, 주술사의 샤머니즘적 영감과 신비로운 상상력은 예술치료사의 직관력과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직관력이라는 것은 불현듯 떠오르는 예리한 영감을 뜻하는데 대상이 치료 작업 시 보여주는 예술적 표현들을 통해서 치료사가 예리하게 느끼는 특별한 직감적 능력을 말한다. 이 직관력은 모든 치료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수 특정 치료사들에게 국한되어 나타나는 특권이다.
넷째, 만남과 관계과정, 그리고 대화와 해석과정이라는 심리치료의 기본 상담과정을 행하고 있다는 서로간의 공통적 맥락을 지닌다.
점집에 가서 점을 보는 과정도 보면 심리치료의 과정과 거의 흡사한 과정을 지니는 걸 볼 수 있다.
미술치료에서 치료사와 내담자와의 만남이 이뤄지고 둘의 치료적 라포―친밀감 관계를 형성하며 여러 표현 작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대화와 작품에 대한 해석과정을 거쳐 분석하게 되는 과정과 점술가를 만난 대상이 점술가가 이끄는 대화와 질문을 통해 이뤄지는 점술의 과정이 거의 유사하다.
yun84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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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윤선 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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