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식품·이웃과 교제·선행… 의식 있는 편의점 LA·뉴욕 등장

맨해턴 굿즈 마트에서 상품을 정리하는 레이철 크러파. 창업자인 그는 친환경 식품들과 생필품들을 팔면서, 사람들이 어울리고 교제하며 사회적 선행도 함께 하는 의식 있는 편의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손님과 환담하는 굿즈 마트 주인 크러파. [Katia Repina - 뉴욕타임스]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안 좋은 고구마와 감자들. 할인가격에 팔린다. [Katia Repina - 뉴욕타임스]
세상에는 의식을 가져야 할 많은 사안들이 있다. 하지만 의식 있는 편의점? 남가주, 실버레이크와 뉴욕 맨해턴에 문을 연 편의점, 굿즈 마트(Goods Mart)가 추구하는 바이다.
맨해턴 소호의 굿즈 마트는 전에 유리병에 담은 디저트를 팔던 작은 공간에 자리를 잡고 최근 문을 열었다.
다른 편의점 같으면 먼지 더부룩한 통로의 진열대에 시네몬 토스트 크런치 시리얼을 놓고 팔겠지만 이곳에서는 시네몬 맛이 가미된 ‘크런치 수퍼푸드’ 간식을 판다. 펩시와 코카콜라는 없고 대신 발효음료 콤부차 같은 건강음료들이 있다.
도시 전역 세븐 일레븐에 넘치게 있는 1회용 플래스틱 병도 전혀 없다. 말하자면 홀푸즈 축소판 같은데 대신 아마존 소유가 되면서 적당히 타협한 것 같은 느낌은 없다.
굿즈 마트는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레이철 크러파(38)가 일상적 장을 보면서도 사람들이 서로 교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만든 가게이다.
“지금 우리는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갖고 싶어 합니다. 이따금 바에 가서 사람들과 사귈 수도 있지만 매일매일 하는 일상적 일에서도 가능하지요.”
크러파는 편의점에 대한 향수가 있다. 미시건 동북부의 작은 고향에서 살면서 서노코 주유소에 있는 편의점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이웃사람들과 마주치곤 하던 허브였지요. 엄마가 ‘가서 우유 좀 사와라’ 하면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있고 거기 누가 와있나 살필 수가 있었지요- 내가 완전 반한 남자가 거기서 개스를 넣고 있지는 않을까? 하면서 말이에요.”
2010년 그는 LA에서 크러파 컨설팅을 창업했다. 친환경 식품과 생활용품 브랜드들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그는 가끔 나가 간식도 사고 커뮤니티 사람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곳이 동네에 있던 시절이 그리웠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건강 편의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자신이 엄선해서 고른 상품들을 팔고, 새로운 브랜드들에도 진열대를 제공하는 그런 곳이다.
굿즈 마트에서는 건강식품들만 판다. 유전자 변형 식품들은 없고, 모든 식품은 인공 조미료나 방부제, 착색료 등 첨가물을 넣지 않은 것들이다. 유기농 식품이나 현지 생산제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크러파는 가능한 한 상품 선택의 여지를 제한하려 하고 있다. 같은 상품의 종류가 너무 많으면 물건 사러 온 사람들이 뭘 선택할지 몰라 완전 마비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콤부차 15가지를 제공하는 대신 우리는 6~7가지만 팔아요. 사실 그것도 많은 것이지요.”
굿즈 마트 1호는 지난 4월 LA 인근 실버레이크에서 문을 열었다. 염가 세차장 바로 옆이다. 그곳에서 파는 상품들 중에는 6달러95센트 짜리 대나무 칫솔도 있고, 오개닉 포장된 2달러95센트짜리 라면도 있다. 값이 제법 비싼 이들 제품이 진열된 옆에는 게시판이 있다. 자원봉사 기회들, 이런저런 밤 행사들을 공고하는 게시판이다.
그리고 한쪽에는 초록색 라운지도 있다. 사람들은 양동이를 용도 변경한 간이 테이블에 랩탑을 놓고 무료로 제공되는 코티지치즈 샘플들을 맛보며 작업을 한다.
남가주 가게에서는 주 복지국이 발급하는 푸드스탬프 카드인 E,B.T. 카드를 받는다. 크러파는 뉴욕에서도 E.B.T.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주정부 당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청과물은 주로 인근 지역 농장들에서 가져오는 데, 한창 싱싱한 때를 지나면 노숙자 셀터에 기증된다. 그곳에서 다른 음식 재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굿즈 마트는 고객들에게 계산대에서 청구서의 1% 팁을 하도록 장려한다, 그렇게 모인 팁은 매달 그 지역 비영리기관에 기부된다.(뉴욕에서는 뉴욕시의 공원 관리 비영리기관이 첫 기부금을 받게 될 것이다.)
실버레이크 가게의 팁은 한 블록 떨어진 미셀토리나 초등학교에 기부되었다. 학교 기금모금 공동 회장인 티나 크리스토퓰로스는 처음 연락을 받고 좀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서 이메일이 왔어요. 새로 생긴 비즈니스 주인이라고 소개를 하고는 가게의 팁을 기부하는 정책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팁을 기부한다니- 종업원들이 받은 팁을 우리가 가져간다는 말인가’ 하고 그는 우려를 했다고 한다. 크러거는 설명을 이어갔고, 6월 말이 되자 놀랍게도 그들은 1,000달러를 모아 학교에 기부했다.
크리스토퓰로스는 “나도 예닐곱 번 그 가게에 들러봤는데 맛있는 부리토를 판다”고 말한다. 유명 음식비평가 조나단 골드가 칭찬한 부리토스 라 팔마 식당에서 만든 부리토이다.
또 다른 미셀토리나 기금모금 회장은 굿즈 마트의 유기농 콤부차 슬러시 팬이다. 고 과당 콘 시럽을 넣지 않은 슬러피 같은 것이다.
지난 달, 크러파는 학생들을 위한 해피 아워를 만들고는 유기농 팝시클 100개를 나눠주었다. 그런가 하면 뉴욕 가게는 최근 소호 지역 나무들에 멀치를 덮어주고 잡초를 뽑는 행사를 주도했다.
크러퍼는 장차 중부에 굿즈 마트를 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는 곳, 교통량 많은 하이웨이 인근이나 젊은 가족들이 이주해오는 그런 곳에 진출을 할 수 있다면 진짜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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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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