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산길 하나는 깎아지른 절벽이라 위험해도 단지 지름 길 이라는 이유로 트럭 운전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었다.
어느 해 심한 폭설이 지난 겨울 그 험한 절벽 밑에 며칠 전에 추락한 트럭 한대가 햇빛에 반사되는 것을 보고서야 사람들은 사고가 난 것을 알고 기중기를 이용해서 그 트럭을 끌어 올렸다. 그때 그 안에서 부상을 당해 꼼짝도 못하고 몇 시간인가 살아있다 아내에게 편지를 쓰고 죽은 운전기사를 보고 그곳에 있던 경찰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울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제일 먼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오. 당신은 내가 당신보다 내 트럭을 더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건 절대 아닌 걸 당신도 물론 알고 있지. 그 많은 세월 동안 나와 아이들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온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항상 하고 싶었오.
어쩌다 집에 들르면 항상 핑계로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도 정말 미안하오. 그리고 어쩌다 길 위에서 전화하면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고생 많아 라는 말 대신에 공연히 무심한 듯 위엄 있는 목소리로 ‘나 잘 있어, 거기 별일 없지’ 하면서 공연히 바쁜 듯 빨리 전화를 끊었던 일들이 지금 무척 후회가 되오.
집에 돌아왔을 때 언제나 따뜻히 반겨 주는 당신이 나에게는 영웅이요 안식처이고, 천사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이었소.
나는 당신의 기도가 항상 내가 가는 길 위에 있었음을 알고 있소.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당신에게 청혼을 했던 일이 내 일생에서 제일 잘 내린 결정인 것 같으오. 당신 혼자 앞으로 아이들과 살아 갈 생각을 하니 너무 걱정이 되오. 아이들에게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주오. 이제 떠날 시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으오. 내 몸은 큰 부상을 당해 움직일 수 없지만 지금 내 마음은 당신한테 잘 해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더 많이 고통스럽소. 지금 내가 가는 그곳에 당신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척 외롭고 슬프게 하오. 당신을 정말 사랑했었소. 안녕, 남편 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을 당하고 몰려 오는 폭풍, 쓰나미 , 지진 등이 덮쳐오면 손쓸 사이도 없이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이번에 닥쳐온 코로나19는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우리가 준비할 사이도 없이 재앙으로 와서 우리 모두를 덮쳐 버렸다.
미국 사람이 거의 8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어떤 이들은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한 채 병원 밖 냉동 트럭에 시체로 방치되어 있는 사진을 텔레비전에서 보며 사람 죽는 것이 정말 시간 문제라는 말이 피부에 다가왔다.
오늘이 우리 생애에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 또 다른 미래이니까.
욕심을 버리자. 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도 말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온몸 내리고 기다리자.
폭풍은 지나갈테니. 그리고 우리가 오늘 건강하게 살아있고 사랑하는 가족들도 모두 건강하게 내일 아침 행복한 얼굴로 웃으며 일어 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 아니겠는가?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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