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11월 컨테이너 물동량 전년에 대비 17~31%나 상승
▶ 항만노조 파업 가능성 줄고 수에즈·파나마 바닷길 막혀

LA항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하반기 크게 늘면서 서부관문으로서 지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LA 항과 롱비치항이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라는 옛 명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LA 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크게 증가하면서부터다. 이에 반해 동부의 뉴욕·뉴저지항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노조와 장기 단체협약으로 노조 리스크가 낮은 데다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물류 정체 현상이 더해지면서 LA 항과 롱비치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A 항과 롱비치항이 미국 내 컨테이너 물동량 1위 항만 자리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월스트릿저널(WSJ)은 LA 항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서부 관문’으로서 지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사이 LA 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수입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에 비해 17~31%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에 뉴욕·뉴저지항과 조지아주의 사바나항 등 동부 및 중부 항구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대조를 보였다.
LA 항과 롱비치항의 수입 물동량이 크게 증가한 것의 내외적 변수가 작용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내부적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강성 노조 중 하나인 항만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LA항과 롱비치항의 서안 항만 노조와 장기 단체협약 타결돼 항만 화물 처리 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에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보복 공격으로 맞서면서 화물선들의 수에즈 운하 이용이 중단된 것과 파나마 운항 역시 오랜 가뭄으로 수심이 낮아져 화물선 통과 지연 사태가 벌어진 것도 해외 수입 화물선들이 LA 항과 롱비치항의 물동량 상승에 외부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 두 운하는 동부항을 이용하는 해외 화물선들이 주로 이용하는 요충지여서 수입업체들로서는 우회에 따른 수송 기간과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LA 항과 롱비치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LA 항과 롱비치항은 아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미국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트럭과 화물 열차 등 연계 운송 수단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수입업체들에게는 근접 용이성과 함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소다.
업계의 관심은 LA 항과 롱비치항이 서부관문으로서 과거 지위를 다시 찾을지 여부다. LA 항과 롱비치항은 20년 전만 해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50%를 처리하는 명실상부한 1위 항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혼란이 불거지면서 LA 항과 롱비치항은 화물선 적체 현상이 벌어져 한때 LA 항 앞바다에 화물선이 109척까지 대기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지면서 해마다 물동량은 줄어 2019년에는 40%, 지난해는 33%까지 급감했다. 이러는 사이에 뉴욕·뉴저지항을 비롯해 사바나항 등 동부 항구가 호황을 누리면서 미국 교역 중심이 서부에서 동부와 남부로 이동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동부와 남부 항구에게도 위험 요소는 상존하고 있다. 바로 항만 노조의 파업이다. 올해 9월 말로 항만 노조의 단체 협약이 만료된다. 항만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체 협상이 실패할 경우 동부와 남부 항구의 물류 대란이 예상되면서 LA 항과 롱비치항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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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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