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오후 2시경이었다. 평소같이 왼손에는 쓰레기 봉지를 들고 오른손에는 쓰레기 집게를 들고 공원에 들어섰다. 지난 40여 년간 봉사해 오던 공원 청소를 작년부터는 하루에 2번씩 해오고 있다.
어느 하루 젊은이들이 공원 벤치에서 점심을 먹고 쓰레기를 벤치에 그대로 놓아두고 간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직장을 은퇴한 내가 할 일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생각한 끝에 하루에 공원 청소를 2번씩 해오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성실하고 평소에도 나의 자원봉사일을 따듯하게 도와온 공원직원 Walter가 나를 보자 “너 아직도 개나리나무가 필요하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물론이다” 따라가 보니 아름다운 개나리나무 20여 그루나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닌가? 이 나무들은 브롱스 식물원에서 재배한 순종이라 색깔로 아름답고 가장 우수한 품종들이다.
본인이 북쪽 200 St.& Broadway 입구에서부터 개나리를 심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 일이다. 당시만해도 심한 비가 내릴 때마다 윗쪽에서 모래와 흙이 쏟아져 내려 거리를 뒤덮는 사태가 발생하여 공원 방문객들에게 큰 불편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공원당국에 건의하여 “여기에 개나리를 심으면 아름다운 꽃도 즐기고 사태도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건의를 했다.
공원국의 승락을 받아 200미터 길이에 개나리를 심기 시작한 것이 15년 전 일이었고 지금은 개나리 나무가 무성하여 꽃이 필 때는 황홀하도록 아름답게 피어 방문객들에게 큰 기쁨을 준다.
그 옆에는 캐나다산 아름다운 젓나무 3그루가 자리잡고 있고 개나리나무 앞 광장에는 잔디밭이 무성하여 잔디에 누워 독서하는 사람, 베드민턴을 치는 사람들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200미터 길이의 개나리 나무를 잘 보존하려면 노력이 따라야 한다. 비가 안오는 여름철에는 물을 주어야 살아 남는다.
작년 여름 한동안 비가 안와서 나무가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있었다.
공원물도 안나오고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실에서 물통으로 운반하여 여러번 길어다 주어야 했다. 86세의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러나 나무를 살리려면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몇번을 날라가며 나무에 물을 주었다. 우리 이웃에 Ella 란 미국인 여자 목사님이 살고 있다.
그분은 나를 볼 때마다 좋은 일 한다고 따듯한 격려를 보낸다. 그분도 나이가 많아 물 긷는 일을 몸소 돕지는 못하지만 2시간동안 공원 벤치에 앉아서 나를 지켜 보아 주는 것이 아닌가? 감동이요, 감탄이다. 미국사람들의 나라사랑, 사회사랑은 감동 그 자체다.
후에 WQXR Radio에서 내가 공원에서 봉사하는 일을 이야기하며 South Korea에서 온 서병선의 공원봉사를 이야기 했다니 감사한 일이다. 미국은 여러민족이 모여 사는 공동체다. 우리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살려면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근래 들어 여기저기서 서로 죽이는 전쟁행위가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내 이웃을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랑의 물결이 피급되어 갈 때 희망의 세계는 반드시 열리리라.
<
서병선/뉴욕예술가곡연구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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