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서 한국인 300여명 등 총 475명 체포
▶ 단기비자·무비자프로그램 출장자들 대거 적발

이민단속반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근로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기 위해 일렬로 세워두고 있다. [ICE 제공]
▶한국정부, 구금 한국인 석방협상 마무리⋯곧 전세기로 귀국길
4일 조지아주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단속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체류자 검거 작전이 실시돼 한국인들을 포함한 475명이 체포·구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체포된 사람 가운데 한국인은 무려 3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규모 이민 급습의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스티븐 슈랭크 연방국토안보수사국(HSI)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일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불법 체류 또는 불법 취업 혐의로 475명을 체포했다”며 “475명 중 다수가 한국 국적자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단속은 단일 장소에서 실시된 역대 최대 규모 작전이었다”면서 “단순한 이민 단속 작전이 아니라 올 들어 내내 이어진 조사를 거쳐 법원의 수색영장을 받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되찾기 작전’(Operation Take Back America)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단속에는 연방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등이 합동으로 참여했다.
HSI에 따르면 체포된 대부분은 한국 국적자로 알려졌으며, 하청업체 직원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회의 참석과 계약 등을 위한 단기 상용(B1) 비자, 무비자로 90일간 머무를 수 있는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자의 체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 대상이 됐다는 게 연방 이민 당국의 주장이다.
슈랭크 수사관은 체포된 475명에 대해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일부는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고, 일부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했으나 취업은 금지된 상태였으며, 다른 일부는 비자가 있었지만 체류 기간을 초과한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사람들’은 주로 중남미 등에서 불법입국해 한국 기업의 건설 현장에 취업한 현지의 제3국 국적 근로자를 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체포된 사람들은 단일 회사 소속이 아니며 여기에는 다양한 하청업체 소속 직원이 포함돼 있다고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부연했다.
구금된 인원 중 상당수는 폭스턴의 이민자 수용시설로 이송됐으며, 각자의 사정에 따라 추후 다른 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다. 구금자 가운데 탈수 증세를 보인 일부는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성명을 통해 “양사 임직원들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구금자 중 현대차 소속 직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민 단속 당국이 이날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6일 공개한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니폼을 입은 마약단속국 요원 10여명이 양손 결박용으로 추정되는 끈 뭉치를 지닌 채로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나왔고 결박당한 채 연행되는 한국인 추정 현장 근로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영상은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현장 직원들을 단속 요원들이 차례로 다리와 양손에 체인을 묶어 버스에 태우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이민당국의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 대규모 체포 후 한국정부가 미정부와 석방을 위한 교섭을 마무리해 300여명의 한국인 구금자들은 한국정부와 곧 석방돼 귀국 길에 오를 전망이다.
▶관련기사 A 2·B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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