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룰라 대통령 “트럼프도 곧 80세, 그에게 허물 없이 호칭하자고 제안”
▶ 트럼프, 中과의 ‘건곤일척’ 승부 앞두고 브라질 ‘관리’ 필요성 느낀듯
인구·영토 규모 면에서 미주 대륙 양대 국가로 꼽히는 미국과 브라질이 50% 수입 관세 부과를 둘러싼 긴장 완화 모색을 위해 고위급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교사의 날 기념행사에서 "내일 미국에서 양국 대표 간 관세 협상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며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서 룰라 대통령은 관세 협상 물꼬를 트게 된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일부 회상하면서 "저는 80세가 됐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8개월 뒤에 80세가 되니, 8개월 더 늙은 제가 그에게 형식적 절차 없이 허물 없이 호칭하며 대화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우리는 유엔에서 29초 만에 케미(chemistry·조화)가 생겼다"면서 협상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룰라 대통령과 짧은 조우에 대해 "(룰라와) 훌륭한 케미가 느껴졌다"고 농담조로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브라질 간 관계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 재판과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내정 간섭 논란 속에 악화 일로를 걸었다.
지난 달 11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쿠데타 모의·무장범죄단체 조직·중상해·문화재 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관련 재판을 주도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과 그 아내 등에 대한 제재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보우소나루 문제를 이유로 지난 7월 브라질 제품에 대해 기존 10%에 추가로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브라질 언론 G1은 미국 정부가 이번 협상 과정에서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로 평가받는 브릭스(BRICS)의 탈(脫)달러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거론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브라질은 중국·러시아 주도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브릭스의 회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브릭스는 달러에 대한 공격이었으며, 내가 브릭스에 가입하려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그들이 (가입을) 철회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룰라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예고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며 미국에 각을 세우고 있는 흐름 속에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과의 중대 협상 또는 관세전쟁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남미의 대국 브라질이 중국 쪽으로 더 치우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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