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한 독수리 둥지에서 700년 이상 된 중세 샌들과 각종 수공예품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류의 번식지에서 이처럼 오래된 문화재급 유물이 출토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달 12일 CNN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에서 절벽에 서식하는 수염수리의 둥지를 조사하던 연구진이 700년 이상 된 샌들과 다양한 수공예품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9월 학술지 ‘사이언티픽 내추럴리스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총 12개의 수염수리 둥지를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200점이 넘는 유물을 수집했다. 지금 있는 둥지 중 몇몇은 13세기에 처음 만들어져 지금까지 수염수리들이 세대를 거쳐 써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된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700년 전 중세 유럽의 샌들이었다. 또 65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가죽 조각, 석궁과 새총, 천 조각 등 다양한 수공예품도 함께 나왔다.
수염수리는 유럽 남부 산악 절벽에 서식하는 맹금류로, 동물 사체의 뼈를 먹는 독특한 식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동물이 만들어둔 둥지를 수백 년 동안 재사용하는 습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수염수리가 죽은 동물의 뼈뿐 아니라 주변에서 발견한 인공 유물들을 둥지로 가져오면서 의도치 않게 문화재를 보존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코넬 조류학 연구소의 존 피츠패트릭 명예소장은 “이번 연구는 수염수리와 인간 문화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조명한 사례”라며 “수염수리를 ‘역사 기록자’로 볼 수 있게 된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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