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무부의 제보자 보호 해제하고 강제송환 약속”
▶ 부켈레 정권의 조폭 비호 증거 제공…송환시 보복 예상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올해 3월 불법체류자 무더기 추방을 위한 감옥을 확보하려고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협상하면서 미국 정부가 법적으로 보호키로 한 제보자들을 넘겨주겠다고 비밀리에 약속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이 제보자들은 미국 법무부 수사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부켈레 정권 고위 관계자들이 범죄조직을 비호했다는 정보와 증거를 제공했던 인물들로, 엘살바도르로 강제송환될 경우 보복을 당할 우려가 매우 크다.
WP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3월 13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 정부가 구속한 범죄조직 MS-13 고위간부 중 9명을 강제송환해달라는 부켈레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부켈레가 강제송환 대상으로 지정한 9명 중 적어도 3명은 수사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제보자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수사에 협조키로 하고 정보나 증거를 제공한 인물이었다.
통화에서 루비오 장관은 이 제보자들을 보호 대상에서 제외해 엘살바도르로 강제송환하는 데에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합의해줄 것이라고 부켈레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제보자 3명 중 세사르 로페스 라리오스는 통화 이틀 전에 송환 추진 절차가 개시돼 통화 이틀 후인 3월 15일에 엘살바도르로 송환이 완료됐다.
송환 추진 절차가 전광석화처럼 진행돼 불과 나흘 만에 송환까지 완료된 것이다.
제보자 2명을 포함한 나머지 송환 요구 대상 8명은 아직 미국에 남아 있다.
부켈레가 요구한 강제송환 대상 중에는 '뱀피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아레발로 차베스라는 인물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를 강제송환하기 위한 절차를 올해 4월에 개시했으나 법원이 임시로 제동을 건 상태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만약 내가 강제송환된다면 내 목숨이 매우 위험하다"며 "나는 고문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제보자들이 제공한 정보와 증거로 드러난 사실 중에는 '갱단 척결'로 인기를 얻은 부켈레 정권이 오히려 범죄조직을 비호하고 엘살바도르 감옥에 있던 조직원들을 셀 수 없이 만나 거래를 해왔다는 점도 포함됐다.
또 부켈레 정권이 지지율 상승을 위해 MS-13 측에 '공개 살인' 건수를 줄여서 살인율 등 범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달라며 그 대가로 복역중인 조직원들의 복역 조건을 완화해주겠다는 약속을 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부켈레 정권은 미국 정부가 MS-13 조직원들을 처음으로 기소한 지 몇 달 후에 엘살바도르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MS-13 고위간부 4명을 석방해줬다.
WP는 미국 정부가 제보자 보호 약속을 파기함으로써 법무부의 신빙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면서, 범죄조직에서 거물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원들의 협조를 앞으로 얻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MS-13을 수사하고 조직을 해체하는 일을 연방 수사요원들과 함께 했던 더글러스 패라는 "이 거래는 미국 법집행 당국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라며 "요원들은 이 범죄조직원들을 검거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다"며 분개했다.
그는 "미국 법집행 요원들이나 검사들의 말을 앞으로 누가 다시 믿겠느냐"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에 있던 한 국무부 퇴직 공무원은 WP에 "현재 부켈레 행정부가 백악관에 직통 라인이 있기 때문에 아무도 엘살바도르나 부켈레와 관련된 어떤 것도 수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그건 아무도 안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공보담당자인 토미 피것은 WP에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는 굳이 더 말이 필요없다"며 "MS-13 범죄조직원들은 미국과 엘살바도르에서 기소됐으며, 이런 훌륭한 노력의 결과로 미국인들은 더욱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부켈레 정부를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 데이미언 멀로는 "그들은 엘살바도르인 테러리스트들이며 그(부켈레 대통령)는 그들이 엘살바도르에서 복역하기를 원한다"며 "(엘살바도르에는 테러리스트들을 구금하기 위한) 테러리즘 센터가 있고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거기이며, 미국에서 안락한 편이라고 간주되는 구금시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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