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국회의 감사원 감사 도중 노회찬 당시 정의당 의원이 바닥에 신문지 두 장 반을 이어 붙인 뒤 드러누웠다. 재소자들이 생활하는 구치소 평균 면적(1.06㎡)에 해당하는 넓이로, 교도소 과밀문제를 폭로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응보주의 성격의 ‘형무소’라는 명칭이 보다 민주적 의미의 ‘교도소’로 바뀐 게 1961년이다. 그러나 교도(敎導)도 통제가능한 인원일 때나 가능한 얘기다. 지난 1월 기준 전국 58개 교정시설에 갇힌 사람은 6만5,279명으로 정원(5만614명)의 129%에 달한다. 교도소 과밀은 악화일로다. 2013년 수용률 100%를 넘어선 이후 정원 이하로 떨어진 해가 없다. 여성 수용자 수용률이 227%에 달하는 부산구치소는 지난해 검찰과 경찰에 “구속 영장 청구를 최대한 숙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을 정도다.
■고 신영복 교수가 “옆 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한다”고 밝힌 여름 징역살이 환멸감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시국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혼거방 복역을 자청했다는 한 문학평론가는 회고록에서“(수형자들이) 끝없이 먹을 것을 탐했고, 작디작은 이익을 둘러싸고 서로 우기고 싸웠으며, 밥 먹듯 거짓말을 했다”며 옥중에서 민중에 대한 과도한 연민을 포기하게 됐다고 적었다. 정신적으로 단련이 된 사람이라 해도 과밀한 교도소 환경이 인간을 비루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선설과 성악설은 논쟁거리이지만, 허용된 개인공간이 적을수록 ‘악의 본성’이 드러날 개연성이 높다.
■교정시설 증설이 교도소 과밀화 해소의 정공법이겠지만 ‘님비현상’이 거세다. 가석방 제도 적극 활용, 징역이나 금고보다는 벌금형 등을 활용하는 대안도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행정벌, 민사 책임 대상까지 마음먹기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재산형의 활용을 촉구했다. 다만 “돈 있는 사람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반론도 나온다. 교도행정의 정상화와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두 가치의 균형점을 찾는 일은 이처럼 어렵다.
<이왕구 한국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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