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에 아비 잃은 소년은아비보다 더 나이 든 사내가 되었습니다유품이라고 남겨진새끼손가락 같은 상아 도장 하나그 세월 긴 인연을 벗겨내기에한없이 가엾고 가벼우나마침내 사내는세월을…
[2018-05-15]어찌하여 시를 쓰기 시작했느냐고 물으면 나는 대자연의 무심함을 이야기 한다엄마가 돌아가신 직후 빛나던 6월의 어느 날온 세상에 꽃이 만발했었다.사랑스럽게 가꾸어 놓은 정원나는 회…
[2018-05-10]나주 들판에서정말 소가 웃더라니까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풀을 뜯는소의 발밑에서마침 꽃이 핀 거야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그것만이 아니라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그래서,소가 …
[2018-05-08]어머니를 인디아에 모시고 가고 싶어요가서, 금과 장식품을 사드리고 싶고어머니가 거리의 빈자들과 아라비아 용서할 수 없이 경이로운 잿빛 바다를 보며 한숨짓는 소리는 듣고 싶어요그래…
[2018-05-03]꽃이 핀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아 스스로의 생살을 찢는 것이지 그러니까 꽃나무의 고민은 몇 가닥으로 꽃 이파리를 찢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 외에는 없어 배우나 가수 아니래도 모…
[2018-05-01]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은 급료가 적다.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은 아프거나 늙거나 힘이 없거나 가난한 사람에게만 중요할 뿐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그저 들렀다 가는 사람들…
[2018-04-26]남자가 김치를 찢는다 가운데에다 젓가락을 폭 찔러넣는다 여자가 콩자반을 하나 집어먹는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자가 젓가락을 최대한 벌린다 다 찢어지지 않는다 여자가 콩자반을 두 …
[2018-04-24]1.극심한 교통체증에 갇혀, 택시운전사에게 말을 건넸다, 차라리걸어갈 걸 그랬어요. 그는 말했다,나는 의사가 될 걸 그랬습니다.2.아틀란틱 애비뉴 역, 정보 센터에 있는 남자에게…
[2018-04-19]슬픔은 수령하되 눈물은 남용 말 것주머니가 가벼우면 미소를 얹어 줄 것지갑을 쫓지도 지갑에 쫓기지도 말고안전거리를 확보할 것침묵의 틈에 매운 대화를 첨가할 것어제와 비교되며 부서…
[2018-04-17]더 이상 아름다움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해저로 폐기처분 된 뉴욕 전철에 관해 읽는다산호를 입은 버팀목, 대서양의 흐린 빛을 깃털처럼 덮은,그 아래 반짝이는 물고기들이, 유…
[2018-04-12]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설운 눈물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 놓고기도하는 소리…
[2018-04-10]Sovranes Creek 해변의 언덕; 한 그루 나무도 없었지만, 깊은 향의 풀밭이 불꽃처럼 생긴 바위를 얇게 덮고 있는 곳대지의 발끝에 열린 오래된 바다. 길고 하얀 격렬함 …
[2018-04-05]자재는 운반을 필요로 한다. 자재가 운반되고 있다. 여기서 저기로 필요가 불어나고 있다. 자전거가 도로 밑으로 돌진한다. 도로 위로 가스가 새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운반은 반복…
[2018-04-03]한 사람이 땅 위에 서서한 번에 두 개씩 알맞은 높이로 올려준다,발판 위에 선 사람이 몸을 돌려 그것을선물처럼 받아쌓아올리기 좋을 만큼.벽돌을 받을 때 아주 작은 차임 소리가 난…
[2018-03-29]눈먼 손으로나는 삶을 만져보았네그건 가시투성이였어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나는 미소 지었지이토록 가시가 많으니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라고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어찌 가시의 고통이…
[2018-03-27]밀워키 사는 아내가 브루클린 사는여자 친구와 통화를 한다.그런데 통화하는 중에 아내가 오줌이 마려워졌다.그리고 브루클린 사는 여자도오줌이 동시에 마려워진 것이다.그래서 그들은 잠…
[2018-03-22]진달래는 우두커니 한 자리에서 피지 않는다나 어려서, 양평 용문산 진달래가여주군 점동면 강마을까지 쫓아오면서 피는 것을본 일이 있다차멀미 때문에 평생 버스 한 번 못 타보고딸네 …
[2018-03-20]이 얼룩진 어둠의 침대에 꿇어앉아몸의 어디를 더 주무르라는 거예요소경이라고 이래도 되는 거예요아-, 아파요이 손 놓으세요내 손을 막연장처럼 함부로 다루지 마세요나의 삶은 어제나 …
[2018-03-13]그해, 우리는 Cornwall에 있는 공동체로 가고 있었다.“맙소사, 짐,” 엄마는 말했다.차 빨리 돌려, 재들 히피들이야“차창 밖 커튼을 열어젖히고줄 지어 늘어선 텐트들, 긴 …
[2018-03-08]서울에서 방 한 칸의 위대함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월세 계약서를 앞에 놓고 주인은 거듭 다짐을 받는다너무 시끄럽게 하면…… 딸꾹! 전기세는…… 딸꾹!사나운 사냥개 어르고 달래…
[2018-03-06]생후 3개월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뉴저지 한인 여성 그레이스 유씨에게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13일 뉴저지주법원 버겐…
최근 LA와 뉴욕, 워싱턴을 비롯해 미 전국적으로 이민당국의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애난데일과 스털링…
14일 워싱턴DC에서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대규모 열병식(퍼레이드)이 열렸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79번째 생일날이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