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린다. 카운터테너(여성처럼 높은 음역을 노래하는 남성 가수)의 노래를 듣고 그런 말들을 한다.
중성적 매력이 신비롭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쩐지 불편하다며 싫어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안드레아스 숄(33)의 아름다운 노래에 거부감을 갖기는 어렵다. ‘카운터테너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의 노래는 섬세하고 둥글게 울리며 고급스런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직접 작곡하고 노래한 ‘백합처럼 하얀’은 지난해 자동차 광고에 쓰여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가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에 왔다. 12월 2일 부산 문화회관, 1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류트 반주에 맞춰 르네상스 시대 유럽 민요를 노래한다.
숙소인 리츠칼튼 호텔 커피숍에 나타난 그는 193Cm의 큰 키에 해맑은 표정,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인 미남이었다. 그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그의 모습과 노래가 거품을 얹은 카푸치노의 부드러움을 닮았다.
그는 "카운터테너를 여성스러움이나 무슨 별종으로 여기는 건 오해"라고 지적하면서, "카운터테너는 극히 자연스런 남성의 소리"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잭슨의 고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요. 카운터테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신기해 하지만, 30년 쯤 지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그는 "노래할 때 나보다 음악이 먼저"라고 했다. "바로크 시대 좋은 가수의 비결은 힘이 안들어간 것 같은 자연스러운 노래였습니다. 그래서 가수보다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언제나 어떻게 하면 노래를 빛낼까 고민합니다."
그는 "옛 민요에 관심이 많다"며 민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민요를 부르다 보면 아름다운 동화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번 공연의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의 르네상스 시대 민요는 같은 시기의 음악이면서도 지역마다 특징이 달라 재미있지요. 내년에는 영국과 미국의 옛민요를 녹음할 계획입니다."
내한공연에 맞춰 나온 그의 새 음반 ‘음악의 연회’(데카)는 17세기 유럽 민요를 수록하고 있는데, 한국 민요 ‘새야 새야’와 ‘아리랑’을 담은 보너스 CD가 딸려있다. 그는 "아리랑의 선율은 정말 아름답다"며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바로크 오페라와 르네상스음악, 종교음악을 아우르는 클래식 가수이면서도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바로크앤롤 보이’로 불릴 만큼 대중음악에 관심이 많다.
10대 시절 록밴드에서 노래하고 스무살에 CD까지 만들었던 그는 집에 녹음 스튜디오를 갖추고 전자악기를 연주하며 재즈나 팝을 즐긴다. 다음엔 팝음악 작업도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되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싶다는 것이다. 그것은 팬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1998년 영국 글라인드번 페스티벌에서 헨델의 ‘로델린다’로 오페라에 데뷔한 그는 2002년 파리에서 ‘로델린다’, 코펜하겐에서 ‘줄리어스 시저’에 출연한다. 그는 아내와 12월에 두 살이 되는 귀여운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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