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피격사망한 여선교사 일생, 애잔한 감동
최근 한 미국선교사 가족이 탄 비행기가 페루의 정글 한복판에서 피격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여자 선교사 베로니카 바우어즈와 그녀의 딸 채리티가 사망했다. 이번 참사는 페루공군 전투기가 선교사들을 마약밀수꾼으로 오인하면서 빚어졌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 42만명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망한 베로니카 바우어즈의 삶과 헌신은 일반 미국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베로니카는 아이들을 보트집에서 기르면서 평생 전기불 구경을 못해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베로니카와 그녀의 가족들은 방 두 개가 딸린 55피트 길이의 보트집에서 살았다. 보트에 설치된 태양전지판에서 발전된 전력을 사용하여 냉장고를 가동했고, 지붕에 설치된 탱크에 저장되는 빗물을 정수해서 식수로 이용했다.
선교사 가족들은 이퀴토스의 홈베이스를 거점으로 200마일에 걸쳐 뻗친 아마존강 유역을 왕복하면서 50여 원주민 부락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베로니카는 일곱 살난 입양아 코리가 강으로 떨어지지 않고, 새로 입양한 어린아이 채리티가 콜레라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아야 했다.
역설적이게도 바우어즈 부부를 세계의 오지 아마존유역으로 이끈 것은 정글주민의 참담한 생활환경이었다.
"이곳은 영적 햇빛이 들지 않는 지구상의 사각지대다. 이들은 평생 창조주 하나님에 관한 말을 들을 기회를 갖지 못한채 살다가 죽는다"
베로니카는 한 선교사 충원 비디오테이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마존의 선교사들은 원주민들에게 복음뿐 아니라 음식과 약품도 제공해 준다.
"그들에게는 아스피린이 금덩어리와 같다"
베로니카의 동료선교사 셰리 보이킨의 말이다.
흔히 페루의 정글지역에서 미국인 선교사들은 유명인사 취급을 받는다. 선교사들이 부자나라 미국에서 왔을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베푸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이킨은 베로니카가 세상의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원주민들에게 집에서 손수 요리한 음식을 나눠주었고, 항상 그들과 섞이면서 격려하기를 좋아했다.
"베로니카는 밑바닥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마존 선교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적격이다"
보이킨은 덧붙인다.
베로니카는 1997년 임신 10주만에 유산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한 선교보고서에서 당시 심경에 대해 "까마득한 절벽에서 떨어져 바닥에 내동이쳐진 느낌이었다"고 적고 있다. 베로니카는 이 체험을 승화시켜 원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베로니카의 신앙적 헌신은 12살 때 이루어졌다.
원래 그녀의 집안은 신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직업군인이던 아버지가 무슨 일을 계기로 하느님께 헌신하면서, 집안의 모든 술병을 다 쏟아 버리는 것이었다. 그후 베로니카도 아버지를 따라서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헌신했다.
베로니카는 17세때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침례교계통 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그녀는 장차 선교사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면 데이트도 하지 않겠노라고 서약했었다. 심지어, 어떤 남학생이 아이스크림 같이 먹으로 가자고 할때도 장래 희망을 먼저 묻곤했다.
베로니카는 1985년 남편 짐 바우어즈를 만났다.
짐은 부모가 아마존 선교사였던 관계로 어린시절을 아마존에서 자란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후 침례교 세계선교부 산하 선교사로 등록했다. 선교부에서는 선교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 및 비행기와 보트를 제공해 주었다. 많은 아마존 정글지역들은 비행기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짐과 베로니카는 페루의 아마존정글 선교대열에 합류했다.
페루에는 약 6,800여명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카톨릭 선교사들이다. 보이킨에 따르면, 이곳 선교사들은 주로 맹독성 뱀들과 강도를 우려하지만, 마약밀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페루는 침례교선교부가 지정한 선교위험지역 리스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때로는 밀수꾼을 감시하는 군용비행기가 선교사들의 비행기 근처를 지나기도 하지만, 아직 한번도 비행기가 격추된 적은 없었다.
비극적 사고가 발생한 날, 바우어즈 선교사 부부는 새로 입양한 채리티의 비자를 신청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한 순간, 갑자기 출현한 페루 전투기가 이들을 마약밀수꾼으로 오인하고 비행기에 기총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총알들은 비행기 동체를 뚫으면서 베로니카의 등과 어린 채리티의 머리를 관통했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비행기는 화염속에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다리에 중상을 입은 조종사 케빈 도널슨은 천신만고 끝에 비행기를 착륙시켰다. 짐은 화염속에서 피투성이가 된채 죽어있는 아내와 어린 딸의 시체를 끌어냈다.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짐을 비롯한 현지선교사들은 아무에게도 비난을 퍼붓지 않았다.
짐 바우어즈는 추도예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곱 살난 아들 코리와 나는 큰 평화를 느끼고 있다. 하느님은 우리 가족의 죽음을 통해서 아마존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환기시키셨다"
사고 이후 침례교 선교부에는 아마존 선교에 대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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