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일이다. 그렇게 섭취한 비타민이야말로 몸에 최상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요즘은 정제로 된 비타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먹기가 간편하고 음식물로는 섭취가 확실치 않은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글읽기를 이에 비유한다면 많은 책을 읽음으로써 정신적 자양분을 얻는 것은 바로 음식물을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때론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얻은 영양소는 확실히 자기 것이 된다.
여기 저기서 좋은 글귀를 추려서 모은 책을 읽는다면 이것은 정제비타민을 먹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최근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발간되고 있는데 독자들에게 그만큼 어필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직 언론인으로 현재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있는 고도원씨가 엮은 ‘아름다움도 자란다’는 바로 이런 정제 비타민 같은 책이다. 103권의 책에서 뽑은 좋은 글귀들을 모아 놓은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로 이미 큰 인기를 모았던 고도원씨는 지난해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 www. godowon. com)를 통해 ‘이메일 비타민’을 배달하고 있는 우편배달부이다.
처음에는 고씨가 수많은 책에서 직접 뽑고 의미를 달아 놓은 내용이 편지의 대부분이었으나 수신자들이 급증한 지금은 독자들이 직접 고르고 뜻풀이를 한 편지들도 자주 뜬다. ‘아름다움도 자란다’는 바로 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 배달된 6개월치 편지들을 모은 것이다.
편지는 대부분 위로와 희망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삶이 고단하고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을 아무데나 펴서 읽어본다면 분명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인생에 대한 교훈 또한 그득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가 지니기에 너무 큰 것을 갖게 되면 재난을 당하게 된다.
마치 너무나 작은 배에 너무 큰 돛을 단다든지 너무나 작은 몸뚱이에 너무 큰 음식상을 베푼다든지 너무나 작은 영혼에 너무 큰 권력을 쥐어주게 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완전히 전복될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아놀드 토인비의 말인데 요즘 권력 주변의 볼썽 사나운 모습이 어디서 초래됐는지 다시 한번 생각케 해 준다.
이 책의 단점은 좋은 내용들을 뽑아 만든 책이다 보니 계속해 읽어가다 보면 글귀 하나하나의 감동이 오히려 반감되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뜻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한번에 쭉 읽어 내려가기보다는 하루 한 알 비타민을 먹듯 조금씩 읽어 가는 게 좋을 듯 싶다.
또 지금 바로 아침편지 배달을 신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입자가 수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무료편지라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한데 수신인 우송료 부담하는 기분으로 편지모음집을 한 권씩 구입한다면 운영에 조그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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