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도박 열풍에 휩싸여 있다. 너도나도 미국식 로또에 꿈을 걸고있다.
최근 한국 복권사상 최고액인 835억의 당첨금이 걸린 로또에서 행운의 숫자 6개를 맞춘 1등 당첨자가 13명 나와 1인당 64억 3,000만원씩 나눠 가진 일이 있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거나 월급을 다 털어 로또를 산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800억 신기루를 놓치자 ‘로또’를 외치며 전철에 투신자살한 사람도 생기는 등 작게는 2천원에서 수백만 원을 투자하여 인생이 달라지기를 꿈꾸었다가 망상이 깨어지자 허탈에 빠지고 있다.
그러나, 인생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이든가?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 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가.
때맞춰 도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는 실제 사연이 소재가 된, 이병헌 주연 TV-드라마 ‘올인’이 인기를 끌고있다. 시골 골방의 노름부터 시작하여 형무소 안을 거쳐 한국내 대형 카지노는 물론 해외 원정까지 가서 온갖 도박 현장을 다 보여주고 있다.
온 국민이 안방에서 슬롯머신, 블랙잭, 룰렛, 바카라 등 각종 카지노 게임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 셈이다. 가지각색의 칩을 앞에 수북하게 쌓아놓고 고액으로 베팅 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민이나 비디오를 즐겨보는 미주 한인들은 과연 무엇을 느낄까?
지금도 인기인 드라마 <야인시대>가 방영되면서 서울 시내 고층아파트부터 대한민국 국토의 가장 끝인 외딴 섬 안방까지 사람 치는 소리가 “퍽 퍽” 들리더니 이제는 화투장 맞추는 소리가 “딱 딱” 들릴 지경이다.
너무 가난하여 평생 거액은 만져볼 기회가 없는 소시민들이 팔백 몇만 분의 1이라도 확률이 있다면 거기에 도전하는 심정은 이해한다. 자신이 산 로또가 당첨되면 그 돈을 어디에 쓸까 이런 저런 궁리를 하는 순간은 즐거울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발표를 볼 때의 그 짜릿한 자극, 살 맛 날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사행심이 숫자 하나를 더 맞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당첨될 때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앉아서 돈벼락 맞기를 기다리는 그런 정신에 열심히 일할 기분이 날까 싶다.
뉴욕의 한인들 간에도 세계최고의 당첨금이 걸린 한국의 도박이 화제가 되고 있다.서부에는 라스베가스가 있지만 뉴욕 근교에는 아틀란틱 시티가 있어 이미 한인사회에는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한인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유명 카지노마다 한국 음식까지 제공하며 한인들을 맞아들여 집으로 돌아올 자동차 개스비까지 날려 같은 한인이면 초면에 체면불구 빌리기나 햄버거 사먹을 돈까지 갖다바쳐 몇 시간 거리를 쫄 쫄 굶고 왔다는 주위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밤이 되면 온 도시가 야사시한 요염기를 발하며 살아나는 곳, 화려한 샹들리에와 번쩍이는 조명, 에스컬레이터 바로 코앞까지 알뜰하게 장치된 슬롯 머신, 여기저기 동전 떨어지는 소리, 그 유혹적인 현장은 주머니 안의 동전까지 다 긁어내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 유명 카지노에서 한국의 흘러간 대형 가수 초청 공연을 유치, 아틀란틱 시티에 노래들으러 갔다가 도박에 발을 들여놓아 전 재산 다 날린 일부 한인들의 사정을 보다못해 한인회에서 영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가수 초청 공연 자제해 달라는 탄원서를 낸 적도 있었다.
잠시 도박에 빠졌지만 이제는 돌아와 제 자리에 선 사람, 이민생활에 별다른 재미가 없어 따분해 하던 사람들이 한국의 도박 열풍을 보다가 “한번 슬슬 가봐?”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메리칸 드림은 ‘로또 드림’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평생 살아오면서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가 살펴보자.
노력하지 않고 땀흘리지 않고 생기는 그런 일은 “내 일이 아닌 남의 일”하고 아예 그쪽으로 눈도 돌리지 않는 것이 최고다. 쓸데없이 반찬값, 담배값, 커피값 등 용돈만 궁핍해질 뿐이다. ‘대박’ 꿈꾸다 ‘쪽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말자.
민병임(편집국 부국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