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가오건만 주변은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를 만큼 지금의 시기는 일대의 위기다. 당장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만 해도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 북한의 핵 위기, 남한의 반미운동 등을 비롯하여 미국 내 반한 감정, 나아가서는 주요 유럽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불신감의 팽배와 반미운동 확산 등이 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다시 대두된 오사마 빈 라덴의 제 2의 미국내외 테러가능성이 우리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훈련받은 알 카에다 조직원만 해도 수 천명이라고 하는데 또 다시 빈 라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미성전을 촉구하고 나서 우리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미 당국은 이번 주말 독극물
테러 가능성을 예고하고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테러는 작은 수 케이스 하나가 자그만치 수만 명을 죽일 수 있다는 초능력의 생화학 테러라고 한다. 당국은 이제 범인이 누구냐가 아니라 독극물이 들어있는 문제의 소위 007 케이스를 눈을 부릅뜨고 색출하라고 경고한다. 미 국가안전기획부는 특별히 대중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브웨이나 백화점, 병원 등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식
품 외 방독면, 밧데리, 플래쉬 등을 비롯한 플라스틱준비와 심지어는 각 가정마다 사방이 독가스를 차단하는 밀실까지 만들라는 공포의 지시까지 내리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이 장미꽃 향기가 물씬 풍기는 발렌타인 시즌인지, 독가스 냄새가 진동하는 전시 체제인지 도무지 분간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경제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시작될 경우 우리의 생활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가스값이 천장부지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우리 한인경제는 전쟁 중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
옛날에 미국에서는 가스값이 1달러를 돌파할 때 보통 위기, 2달러 선을 넘으면 동력이 차단된다고 했다는데 그런 경제위기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그런데다 이제는 북한에서까지 불을 지르니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북한의 핵 개발 위기는 미국의 언론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문제를 다루느라 야단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서 반미데모가 일어나는 것도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전통적으로 동맹관계에 있던 유럽의 국가들과 미국이 지금 완전히 깨져 앞으로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우리로서는 이 또한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고국인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 변화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핵 개발은 세계를 위협하는 중대요소로 확산되고 있고 남한의 반미운동을 비롯해 미군철수 주장은 앞으로 미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어떠한 화살로 날아들지 불안하다.
게다가 새로 출범한 노 정권의 애매모호한 대미외교 정책으로 인해 반세기동안 지속되어온 한미 우호관계가 일대위기에 놓이게 되는 것 같다. 이래저래 불안은 지금 한꺼번에 엄습해 오고 있다. 이제는 불안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그야말로 위기이다.
불안이란 가만히 앉아서 느끼는 것이지만 비상시기는 가만히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지금은 불안을 넘어서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미국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고도의 황색경보를 발동했다. 뉴욕의 경우 비행기가 뜨는 것도 통제하고 워싱턴에서는 완전히 경찰들이 중장비 전투태세를 갖추고 언제 있을지도 모를 테러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이제 황색경보를 선언한 것처럼 우리도 이 일련의 위기사항에 모종의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방법은 정부의 방침에 따르고 의연히 대처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 공공질서를 유지하며 가정마다 위기의식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로서도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라 비상대책에 대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옛말에도 ‘유비무환’이라고 하지 않았
던가.
여주영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