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흐르는 물과 비교된다. 흘러가고 나면 다시는 그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김없고 정확한 것이 또 있을까. 한 해가 가고 또 새해가 오면 싫던 좋던 인생 ‘나이테’가 또 보태어 진다.
은행잔고가 달랑 달랑 할수록 우리는 눈을 비벼가며 그것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잔고가 떨어질세라 쪼개고 쪼개가며 내 남은 여생을 그토록 아껴가며 살고 있는지, 흐르는 시간을 원목을 토막토막 쪼개듯 그렇게 베어 낸다면 초, 분, 시, 일, 주, 월, 년, 한 세대 그리고 한 세기...
이렇게 100년을 일생으로 잡는다. 그래도 아홉 토막이 고작이다. 이 쪼개진 토막을 이번에는 무 자르듯이 잘라가며 울고 웃고 또 원망해가며 우리들 나이만큼 살아가고 있다.
시간에 떠밀려 잘못 살았다 해서 다시 지우려고 해도 결코 어제를 오늘로 바꿔놓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다만 그때그때 의미를 세우고 후회 없이 사는 길밖에 없다. 때문에 아무리 많은 풍상을 겪고 인생을 달관한 사람이라 해도 제방을 높이 쌓아 시간을 막아낼 수는 없다.
다만 같은 물을 마시고도 뱀은 독을 뿜어내고 젖소는 우유를 제공해 주듯, 같은 시간에 같은 일평생을 살아가면서 제 나이만큼 심어진 그 내용에 대해서만 기대할 수밖에 없다.
벌써 2005년은 묵은 해가 되어버렸고 이제 또 2006년이란 한 해의 백짓장을 손에 거머쥐었다.
부디 새 해에는 저 창공에 자그마한 조각배가 되어 끝없는 항로를 계속하는 심정으로내 팔을 가지로 삼고, 다리는 뿌리가 되어, 또 365일, 이 한해를 이렇게 열심히 살았으면 한다.
김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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