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인교회의 부흥집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축복기도를 받고 싶은 사람은 봉투에 1,000달러씩을 넣어 헌금을 하라.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한사람씩 이름을 부르며 축복기도 해 주겠다. 열두 사람 이상은 받지 않는다”
부흥집회 마지막 날밤 부흥 강사의 축복 엄포에 어떤 교인들 가정에서는 “축복부탁을 하자” “아니다. 부질없는 짓이다”며 부부 싸움까지 벌어 졌다고 한다.
밤샘 의논을 한 어느 부부는 ‘축복을 받기로’ 결정하고 비상금을 털어 부흥강사에게 ‘12명 한정 축복권(?)’을 샀고, 거기에 끼지 못한 교인들은 담임 목사를 찾아가 “저런 엉터리 축복을 파는 강사를 누가 초청했느냐 ?”고 소동을 벌이는 통에 한동안 교회가 몸살을 앓았다.
‘한정판 축복권’을 산 12명의 교인들이 그 이후 얼마나 많은 축복을 받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만일 그들이 그로 인해 큰 축복을 받았다면 그것은 투기를 해서 딴 축복이기 때문에 세금을 정직하게 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신앙인의 도리이고, 미국의 세법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서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들을 주고받는다. 그 인사를 들으면 이상하게도 그 부흥강사의 ‘한정판 축복권’이 먼저 떠오른다.
교회에서 목사가 설교할 때마다 “축복합니다!”하면 교인들은 “아멘! 아멘!”하고 화답하며 덩실 좋아한다. 교인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어린 시절 밤마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요술 방망아! 돈 나와라 뚝딱! 뚝딱!”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이야기는 매일 밤 들어도 재미가 있었고 우리들의 자장가였다. 그러나 지금의 ‘요술방망이 뚝딱’같은 설교는 듣기에 즐겁지가 않다.
주위에서 돈 복이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경우가 부정으로 번 돈 복이라는 소리가 있다. 남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임금을 착복한 돈, 세금을 빼낸 돈, 남을 속여서 번 돈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교회들까지도 문서 위조해서 영주권 해주고 돈을 받는다.
교회에서 ‘축복’ 소리를 하도 많이 듣다보니 “새해에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가 정겨운 새해 덕담으로 나누기에 내게는 좀 부담스럽다. 새해가 되면 각 교회마다 경쟁이나 하듯이 ‘새해 특별 축복성회’를 연다.
그래서 나는 “새해에도 건강하십시오!” 라는 인사를 해 왔다. 만일 누군가가 ‘새해 인사가 어째 “복이 아니고 건강이냐?”고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건강’이라는 말뜻은 ‘성실, 화평, 절제’라고..........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
차호원
한미가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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