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 민족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민족, 국익, 애국, 최고, 제일, 일등 등의 말들로 꽉 채워진 세상에서 마치 국가와 사회만 있고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 나라 같다는 착각이 든다. 각자 개개인이 건강하고 자신에게 충실하면 국가나 사회는 자연스럽게 건강해지는 것이다. 또 이것이 평등이요 민주주의의 근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것이 어떤 분야이든 온 국민이 다 그 분야의 전문가인양 사고하고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온 나라가 하나의 물결이 되고 바다 한 가운데서 풍랑을 만난 배처럼 위험스럽게 휩쓸리며 몹시 흔들린다.
이럴 때면 으레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국민의 저력을 찬양하며 격랑을 이기는 힘이 있는 한국 국민이라고 칭찬을 하곤 했다. 솔직함이 없이 격랑을 초래한 문제의 근본 핵심을 피해 가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국민을 칭찬하고 감정에 호소해서 이 때만 잘 넘기면 된다는 식이다.
오랜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은 한이 서릴 정도로 어렵게 살아왔다. 그래서 지난 사오십년 동안에는 모두 다 정상만을 향해서 뛰어왔다. 국민 개개인도 사회 지도자들도 솔직함을 뒤로하고 애써 눈에 보이는 좋은 점들만을 강조하고 부각시키며 살아왔다.
지금은 우리 민족이 밖에서 속을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스스로를 관찰해 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려서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는 솔직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연극과 거짓 그리고 뒤로 감추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최근 수년 동안 국가적 차원, 회사 단위, 신문, 잡지 또는 교육계에서 유행하는 강의문화(?)를 지켜보아 왔다. 소위 사회의 지도자격인 그들은 대개가 솔직함이 없어 두루뭉실 우리 민족의 우수성 내지는 개개인의 능력을 내세우고 우수한 민족 또는 개인이라는 말로 듣기 좋은 말만 되풀이 해왔다. 과연 이렇게 대중을 감언이설과 거짓으로 착각 속에 빠져들게 해도 되는 것인가.
이제는 절실한 우리의 변화를 위해서 우리의 약점, 부족함 등 듣기 불편한 내용을 담은 비판적인 강의로 대중에게 진실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고 한다. 비올 때 개일 때 슬플 때 기쁠 때 웃을 때 울 때 등. 지금 한국은 진실과 솔직함이 요구되는 때이다. 창피하고 불편하지만 감추어둔, 솔직하지 못한, 보이고 싶지 않은 어두운 곳을 밝게 정리하는 지혜가 필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은 한국 사회가 밝히기 꺼려했던 아니 의도적으로 감추어왔던 오물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오물들을 정화하는 작업에 한 물결이 되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aimsgroup@sbcglobal.net
최대석/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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