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호에 앞장서서 젊음을 불태웠던 연로하신 예비역 군인들. 이제는 노년으로 접어들었으나 한결같은 애국심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재향군인회 어른들에게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것을 감지한 것은 1년 3개월 전 한 예비역 육군 소령의 장지에서였다.
너무 먼 거리의 장지라서 유족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은 채 불쑥 찾아갔었는데 장지 예식 과정 내내 엄숙한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그 분들은 당연히 당신들께서 구입한 땅이라면서 장지 예식 전, 여기 저기를 알려 주시며 철부지같이 좋아들 하셨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시 이미 1년 전에 소천하신 예비역 육군 대위의 묘에는 그때까지도 비석은 없고 임시 이름표만이 묘지 위에 꽂혀 있었다. 유족들은 비석 값을 모두 지불했다고 들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날 장지 예식 후, 파놓은 묘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처가 아니라 임시 가묘라고 들었을 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례 예식에 무수히 참석 해 봤지만 가묘라는 것은 들어 본적도 없었다.
땅을 파서 묻은 곳이 고인께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는 곳이지, 또 다시 땅을 파서 옮긴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조국의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칠 각오로 뛰었던 참전 용사들에게 특별한 우대는 못 할망정, 편안한 안식처를 갖고 싶은 그들의 소박한 소망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재미 한국군 참전 유공자 묘역’을 둘러싼 시비가 어서 빨리 가려지기를 바란다.
김로마노/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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