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 오후 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대검을 떠나고 있다.
정몽구 회장 구속… 해외공장 건립 등 대규모 프로젝트 줄줄이 취소·연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끝내 발부됨에 따라 그룹의 경영공백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법원의 영장 기각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기대가 무산됨으로써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조만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리고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임직원들 ‘충격’ ‘망연자실’ =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총수의 구속만은 막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고 영장이 청구된 이후에도 실질심사에서 법원의 선처가 있기를 기대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일부 임직원들은 밤 늦도록 서초동 법원 앞에서 대기하며 정 회장이 걸어나오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결국 법원이 영장을 발부, 이날 밤 구속 수감되면서 더 이상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됐고, 현대차그룹의 앞날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 지 눈앞이 깜깜하다”면서 “해외공장 건설 등 굵직한 현안들은 올스톱될 것”이라고 망연자실해 했다.
▲경영공백 현실화, 비상경영 불가피 = 정 회장의 구속으로 현대차는 향후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프로젝트는 정 회장의 결단과 추진력에 의해 수행돼 왔기 때문이다.
우선 산적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그 여파는 나타나고 있어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과 현대차 체코 공장 착공식이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기아차의 동남아 CKD(현지 조립생산) 공장 건립계획도 백지화됐다. 또한 만도 인수와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 등 국내 주요 현안들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현대차의 대외 이미지와 신뢰도도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당분간 김동진 총괄부회장을 주축으로 각 본부장 책임하에 일상적인 업무만 처리하는 보수적 경영을 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차는 수 차례 미숙한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있어온 만큼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정 회장은 검찰과 협의없이 갑작스레 미국 출장을 떠나 검찰을 자극했고, 정의선 사장의 소환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해 검찰과 딜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결국 제대로된 보좌진이 없었다는 얘기고 이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