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 수법 한국내 조직에 자금 유입
윤락여성 해외원정 대처방안 마련 시급
지난 15일 체포된 한인 성·인신매매조직은 국제적인 돈세탁 방법인 ‘하왈라’(Hawala, 한국식 환치기)를 이용해 한국 내 인신매매 조직에 자금을 보내왔던 것으로 밝혀져 한국 윤락여성들의 미국 유입 문제를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사법당국 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16일 공개한 비밀 도청 기록에는 ‘하왈라’라는 단어와 함께 한국 내 여성 섭외와 밀입국 비용, 위조 서류 제작 등을 위해 한국 내 조직망에게 미국에서 불법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보내는 내용이 수차례 언급된다.하왈라는 아랍어로 ‘신뢰’를 뜻하는 아랍권의 비공식 송금시스템으로, 한인 사회에 널리 알려진 ‘환치기’를 뜻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알카에다’ 조직이 인도네시아 발리섬 폭탄테러를 일으킨 ‘제마 이슬라미야’ 등에게 테러자금을 지원할 때에도 하왈라를 이용했기에 미 사법 당국은 ‘하왈라’를 테러 자금이 움직일 수 있는 돈세탁 형태로 판단, 매우 심각한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 환치기가 이용됐다는 것은 상당수 성·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이 미국 내가 아니라 한국 조직을 통해 모아져 미국에 보내진 것이기에 한국 윤락여성들의 해외진출과 그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한국 조직을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수사해야지만 해결할 수 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공개된 한국 국가정보원의 ‘한국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 실태’ 보고서는 한국 내 성매매 브로커들이 ‘일본 1,000만원’, ‘사이판 1,200만원’ 등 선불금을 미끼로 한국 내 여성을 유혹하고 있다고 지적, 외국에서 들어오는 불법 자금이 인신매매자 모집에 쓰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 인터넷 구인광고 사이트에는 미국 원정 성매매자 구인 광고가 공공연하게 올라 있는가 하면 룸, 아웃 콜, 마사지 등 업종에 따른 월수입 및 선불금에 대한 내용이 즐비하다.지난 6월3일 한국 경기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가 해외 원정 성매매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해
회원들의 해외 성매매 관광을 알선해주고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김모씨를 구속했으나, 이러한 단속은 실제로 1회성 단발 수사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뉴욕총영사관 김동업 동포 담당영사는 22일 “미국 내 한인 원정 성매매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다”며 “현재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대처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회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선 금년 초 총리실 주관으로 술주정, 성매매 등 외국에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이른바 ‘추한 한국인’(Ugly Korean)에 대한 출국제한 조치가 강화됐다”며 “이를 통해 외국에서의 불법 활동이나 추태가 통보되면 여권상에 제한을 가해 일정 기간 출국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여행사 등을 통해 성매매 계도활동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총영사관 이만희(총경) 내무 담당영사는 “최근 ICE 뉴욕지국장이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ICE 한국지부가 우리 사법기관과 서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특정 수사에 대해서는 보안상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윤재호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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