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종목사(연합감리교회 초대한인감독)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원문에는 “당신의 나라”(Thy kingdom come)로 되어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신 목적과 사명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시기 위함이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실 때 “회개하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다”고 하셨고 “하나님의 나라 복음(기쁜 소식)”을 전하기 시작하셨다고 하였다.
우리는 기도할 때 먼저 내 문제와 욕구를 위해 기도하게 된다. 그러나 주님은 기도할 때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다. 이렇게 우리 기도의 순서가 바로 잡혔을 때 올바른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땅의 나라에 속해 있는 국민으로서 나의 조국을 위해 기도해야 된다. 그러나 나의 조국을 위해 기도할 때 인간의 한계성에 매이게 된다. 즉 다 제각기 자기 나라를 위해서 기도한다면 서로 상반되는 관계와 이익 때문에 상반되는 기도를 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성이다.
즉 우리 조국을 위한 기도가 맹목적인 ‘애국심’에서 나오는 기도라면 협소한 국수주의적 기도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미국에 살면서 때로는 갈등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이중국적자로서 어느 나라에 우선적인 충성을 해야 되는지? 특히 미국과 한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 어떻게 기도를 해야 되는가? 비근한 예로 월드컵 경기에서 미국에 사는 한국인은 어느 편에서 응원을 해야 되는가? 틀림없이 Korean-American 들은, 나 자신도 그렇듯이, 한국을 위해 응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에서 상반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요즈음 한국의 부당한 ‘반미’사상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낀다.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이해관계를 떠나 보는 시야가 넓고 시각이 달라서 한국에서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 주기 위해 많은 젊은이의 피를 흘려 싸워준 미국에 대한 비이성적이요 비현실적인 반미 감정을 부축이고 표현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 물론 미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순수하게 한국을 도운 것은 아니겠지만 은혜를 잊는 민족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현직 감독으로 일한 12년 동안 서부 뉴욕주와 서부 펜실바니아주 나의 임지에서 매주일 미국 교회들을 순방하며 설교를 하게 될 때 거의 예외 없이 가는 교회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노인들을 만났고 그 전쟁에서 남편이나 형제나 아버지를 잃었던 가족들이 내 설교를 듣고 있음을 의식하고 나는 빼놓지 않고 한국을 대신하여 감사를 표했고 전쟁 중 내게 은혜를 베풀어준 미군들의 이야기와 나를 목회자가 되도록 도와준 미 해병대 군목 이야기를 하면 모두 감격스럽게 듣곤 했다.
대게, 나라는 선택의 자유 없이 내가 태어나는 것이기에 무조건 운명적으로 내 나라를 사랑하게 된다. 나라를 잘못 타고 나서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 때 한국도 그러한 비참한 나라 중의 하나였으나 오늘의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젊은이들은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미국에 와서 시민이 된 사람은 자기가 나라를 선택할 수 있었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태어난 나라의 정과 문화적 역사적 뿌리를 버리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두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또 하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라 하셨다. 즉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라이 임하옵시며...” 기도할 때 나는 우선 그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가 내 마음에 임하시기를 기도하고 우리 조국 한반도와 미국에도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