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때 전직 두 대통령이 법정에 서 있는 모습이 미국 주요 TV 방송의 화면에 비쳐진 일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부끄러움을 넘어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누그러뜨릴 수가 없었다. 대통령을 지낸 두 사람이 죄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기도 하였지만 이런 장면이 외국의 방송에 비쳐진 것에 분통이 터졌기 때문이다.
죄를 지은 탓에 법정에 서야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해도 한꺼번에 두 사람을 꼭 법정에 세워야 했을까? 많은 목숨을 앗아가게 한 죄를 지은 사람은 그렇다치더라도, 돈을 긁어모은 죄를 지은 사람은 그 돈만 다시 빼앗고 대통령을 지낸 체면을 세워 주었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요즈음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이 사면초가이다. 대통령이 무슨 말만 하면 정치인, 교수 그리고 언론인까지 시비를 건다.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인 대통령에 대해서 말을 가려서 해야 될 터인데, 이들은 도무지 막무가내다.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눈만 뜨면 날마다 대통령 때리기 기사가 신문에 실린다. 마치 대통령 때리기 릴레이 경기를 보는 것 같다.
털어서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간음한 여인을 돌로 쳐 죽이려고 할 때 죄 없는 사람부터 돌을 던지라고 예수가 말했을까. 그러니 과연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에게 떳떳하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사람이 누군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국가의 원수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인격이 그것밖에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그 인기가 가장 낮은 사람이다.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그 으뜸가는 것은 이라크 전쟁 때문이다. 이 전쟁으로 전사한 미국의 젊은 병사들이 3,000명을 넘어섰으며, 목숨을 잃은 이라크 사람들의 숫자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림잡아 10만은 훨씬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반전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부시를 살인마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부시에 대해서 국가 원수란 체면을 생각해 그런 막말은 하지 않는다.
선진국 국민이란 경제력이 있고 군사력이 센 나라의 백성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식이 건전한 나라의 백성을 뜻하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국가 원수에 대해서 너무 심한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노 대통령의 임기는 겨우 1 년밖에 남지 않았다. 한국민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으니 남은 임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국민 된 도리다. 그도 사람이니 일을 잘못 할 수도 있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자문제로 힘들었었지만 국민들이 아량으로 감싸주어서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시 대통령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수당이 된 민주당과 앞으로 싸움을 벌여야 할 자리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감정적인 말이 아닌 법과 정책을 바탕으로 싸움을 벌인다. 선진국의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인들도 이러한 정치 풍토를 본받아 감정에 치우치는 말보다 정책을 바탕으로 대통령과 대결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을 비롯해서 모든 국민들은 적어도 국가의 원수에 대한 예의는 갖출 줄 아는 성숙한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윤 아브라함
명예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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