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은-’대선시즌만 되면 던져지는 질문이다.
대통령은 도덕적 지도자야 한다. 장군 역할도 해야 한다. 경제전문가에, 외교관에, 위대한 조정자에…. 이 정도는‘베이식’이다.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 위기관리 능력도 요구된다.
미국의 학자들이 꼽는 이상적인 대통령감이다. 이런 대통령이 과연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꿈이다.
그래서 요즘 나오고 있는 건 ‘제발 이런 결함만은 없으면 좋겠다’는 식의 대통령 자질론이다. 그 중 하나가 다른 건 몰라도 상상력이 빈곤한 인물만은 곤란하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중심으로 만사를 재단하는 경향이다. 가령 착한 사람은 세상사람 모두가 착할 것으로 판단한다. 악한은 모든 걸 음모의 시각에서 보게 돼 있고.
그 전형적인 케이스가 카터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도덕주의자다. 만사를 선하게만 본다. 이런 카터이므로 아랍의 테러리스트도, 음흉한 공산주의자도 자신처럼 선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 결과는 참담한 외교적 실패였다는 것이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자질의 하나는 분별력이다. 사람을 알아보고, 또 인간들이 지닌 선한 동기와 악한 동기를 구별해 내는 능력이다.
상상력이 부족한 대통령은 이 능력이 결핍되기 쉽다. 때문에 사람을 자기 식으로만 본다. 사태파악도 그렇다. 그 결과 때로 엄청난 재앙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한 가지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역사상 위대했던 대통령들은 대부분 성격이 나빴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이 워싱턴에서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41명의 대통령을 연구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된 인물일수록 더 독단적이고 사실 왜곡에도 능란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구별된 고유의 능력으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상당 부문 옳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말이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한국서 벌어지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검증 논란이 지나치게 교조적 도덕주의로 흐르고 있는 게 아닌가해서다.
국정운영의 능력과 자질은 보지 않는다. 그리고는 도덕적 결백만 강요한다. 그 도덕적 결백이라는 것도 그렇다. 자신도 지킬 수 없다. 그러면서 남의 약점만 물고 늘어지는 식이다.
이런 교조적 도덕주의는 때문에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파워게임이기가 쉽다. 그 자체가 그러므로 도덕적이지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통령 후보의 검증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도덕적으로 완전한 천사를 가리는 검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현실적 접근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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