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저녁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코리안 복지센터가 주최한 ‘자녀 정신건강 포럼’에 참석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고 최근 발생한 버지니아텍 참사를 계기로 한인 가정과 자녀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토의 및 협력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한인 정신건강 전문가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목회자들과 정신건강 분야에 수업 중인 사람들도 참석했다.
이번 정신건강 포럼에 참석하면서 2가지 사실에 놀랐다. 요소요소에 정신건강을 위해서 종사하는 한인 정신심리 전문인들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과 그간 이렇게 훌륭한 전문인들 간에 서로 연결이나 협력이 너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한인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는 한인 전문인들이 부족하다거나 한인들의 상담 및 치료 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문제 있는 가정들이 보다 쉽게 상담치료로 나올 수 있도록 전문인들과 회복 치유기관들 간에 상호협력이나 의뢰(Referral) 체제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 때문임을 알게 된 자리였다.
다른 장기들이 기능을 제대로 해도 뇌 기능이 정지되면 의학적으로 뇌사판정을 내린다. ‘뇌는 바로 마음’(brain is mind)으로 정신건강 문제는 현대 과학으로도 풀기 어려운 뇌 안의 복잡다단하고 신비한 뇌신경 체제를 다루는 중요한 일이다.
정신질환은 신경정신 및 심리상담자들의 진단으로 시작해서 필요시 약물치료 또는 병원치료, 주거치료, 외래치료, 재활치료 등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장기간 회복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러 정신건강 상담인과 기관들 간에 의뢰 체제가 이루어지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실례로 한인 부모들은 자녀가 약물에 취해 난폭해지면 당황한 나머지 911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문제 자녀는 몇 주간 병원에서 안정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서 마치 마약문제가 다 치료된 줄로 안심한다. 또 증상이 심해서 주거치료소에 보내 몇 달간 합숙치료를 마치고나면 완전히 회복된 줄로 잘못 아는 경우도 많다.
병원치료나 주거치료 후에는 바로 1:1 정신심리 상담이나 그룹 회복모임과 같은 외래회복 치료과정을 받아야 하고 필요시 재활치료까지 마쳐야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다.
정신건강에 대한 대처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인 이민역사가 100년이라고는 하지만 요즘과 같은 대거 이민은 1980년 전후부터로 볼 수 있다. 지난 30여년간 미국 정착에만 열심을 다했던 한인 가정들이 요즘 살만해지면서 그간 해소되지 못한 문제들이 크게 불거지고 있다.
특히 조승희 사건으로 걱정하는 한인 부모들에게 정신건강 분야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많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이런 시점에 한인 정신건강전문인, 회복치유기관, 종교기관들 간에 협력, 공조 및 의뢰 체제가 긴밀히 이루어진다면 많은 한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네트웍이다.
문제 있는 가정들로서는 각 기관의 회복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취사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고 기존 상담인이나 회복기관들도 한인들에게 알맞은 치유 프로그램 개발에 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한인 가정과 사회의 정신건강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www.irecovery.org)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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