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허(67)씨가 17일 LA 형사법원에서 열린 인정신문에 출두, 판사의 말을 듣고 있다. <이은호 기자>
숨진 허철준씨.
스파 주인 살해사건
용의자 허씨 인정신문
지난 15일 한인타운 베벌리와 옥스포드 근처의 한인운영 ‘베벌리 스파’에서 발생한 40대 업주 총격 살해사건(본보 17일자 A-1면)의 원인은 30여년간 이어져온 피해자 가족-용의자간 사업상 악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허철준(미국명 알렉스·40)씨 가족의 지인들에 따르면 베벌리 스파의 전 매니저인 용의자 하워드 허씨는 1980년대 초반 허철준씨 부친 허창범씨와 동업자 관계를 맺은 후 강서회관, 양식당 ‘모네’ 등을 함께 운영하며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998년 허창범씨가 폐암으로 사망한 뒤 스파 운영권을 물려받은 아들 허철준씨와 미망인 김양자씨, 동생 에디 허씨 등과 하워드씨 간 스파를 둘러싼 의견 충돌이 잦아지면서 이들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5년 경영권을 갖고 있던 허철준씨가 17년간 매니저를 맡았던 하워드씨에게 공금횡령과 운영에 대한 마찰을 이유로 해고통보를 하면서 이 문제는 법정분쟁으로까지 번졌다.
하워드씨는 법원에 스파의 지분을 통한 소유권과 동업자 관계를 인정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허철준씨가 투자 지분과 하워드씨의 횡령 혐의 등을 앞 세워 맞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법원은 허철준씨 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직장을 잃은데다 소송에서도 패소한 하워드씨는 법원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건 발생 직전까지 계속 스파를 찾아가 소유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씨가 해고 뒤에도 계속 스파를 찾아오자 허철준씨 형제는 “업소에 찾아와서 영업을 방해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다고 하워드씨는 소장을 통해 주장했다.
피해자의 동생이자 공동운영을 맡아온 에디 허씨는 17일 “사건이 발생한 15일은 하워드씨에게 다시는 업소를 찾아오지 말 것을 요구한 마지막 날”이라며 “이에 격분한 허씨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워드씨의 한 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 범행동기는 사업상 이용을 당한 것에 대한 하워드씨의 억울함의 표출이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이 한인은 “이민 초기 부동산 투자로 돈을 모은 하워드씨가 허철준씨의 모친 김양자씨와 같은 한의과 대학에서 만난 뒤 공동 투자를 하자는 꼬임에 빠졌다가 결국 이렇게 된 것”이라며 “이민생활에 사람을 잘못 만나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다운타운 형사법원에서 열린 인정신문에서 하워드 허씨는 변호사를 통해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2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허씨에 대한 재판전 심리는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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