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스파 살해사건
용의자-피해자의 악연
용의자, 피살자 부모와 오랜 기간 동업
2년간 스파 소유권 분쟁 갈등골 깊어져
하워드 허(67)씨가 오랫동안 매니저로 근무했던 한인타운 ‘베벌리 스파’의 업주를 총격살해한 후 경찰에 자수한 사건은 2대에 걸친 사업관계와 돈 문제가 범행동기로 작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살된 허씨의 부친 허창범씨는 80~90년대 LA올림픽 블러버드에서 강서면옥을 운영한 적이 있는 올드타이머로 1998년 폐암으로 사망했다. 허씨가 사망한 후 스파가 운영난을 겪자 미망인 김양자씨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동업자였던 하워드씨와 스파의 소유권 및 금전관계가 복잡하게 얽혔다.
하워드씨는 스파에서 해고된 후 스파운영과 관련, 파트너십을 주장하며 업주 허철준, 에디 허씨 형제와 이들의 어머니 김양자씨 등을 상대로 LA카운티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17일 본보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하워드씨는 허철준씨의 부모가 1984년부터 1987년까지 자신의 명의를 빌려 은행 융자를 받았으며 자신에게 23만달러를 차용해 스파를 인수했고 김씨는 파산신청으로 스파 소유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피살된 허철준씨 가족은 모친 김씨가 파산한 뒤에도 합법적으로 스파의 소유권을 유지했으며 하워드씨는 스파에 고용된 매니저였을 뿐 동업자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허철준씨 가족은 하워드씨가 매니저의 권리를 남용해 스파에 1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혀 지난 2005년 해고됐다고 밝혔다.
허철준씨 가족은 또 스파 운영을 위해 융자를 받을 당시 하워드씨의 명의가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융자는 모두 스파의 운영금으로 상환했기 때문에 하워드씨는 스파 소유권이 없다고 대응했다.
하워드씨와 허창범씨 가족은 서로가 스파의 실제 소유주임을 주장하며 상대방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갔다.
2년여간 이어진 재판은 지난 4월 재판부가 허창범씨 가족의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종결됐고 소송에서 진 하워드씨는 지난 15일 옛 동업자의 아들을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김연신 기자>
지난 15일 업주 허철준씨가 전 매니저의 총에 맞아 숨진 ‘베벌리 스파’가 17일 영업을 재개했다.
<박상혁 기자>
“사업 운영방향 이견 금전 문제도 일으켜”
피살자 동생 에디 허씨
지난 15일 베벌리와 옥스포드 인근에 위치한 ‘베벌리 스파’에서 벌어진 총격 살해사건의 피해자인 허철준(미국명 알렉스·40)씨의 친동생인 에디 허(38)씨는 사건 발생 원인이 “허씨의 파트너십 주장에 따른 두 사람간의 언쟁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17일 사건발생 업소에서 만난 에디 허씨와의 일문일답.
-가해자인 하워드 허씨가 업소에서 맡았던 직책은.
▲허씨는 동업자(파트너)가 아닌 매니저로 17년간 일하다가 3년 전 해고됐다. 지난 4월 법원 판결을 통해 그와 동업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형과 하워드 허씨가 언쟁을 벌인 이유는.
▲3년 전 하워드씨가 해고된 뒤 우리(어머니와 형)를 상대로 동업관계를 인정받으려고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워드씨는 해고된 이후에도 계속 업소에 나와 매니저 행세를 하며 영업을 방해해서 사건 당일을 마지막으로 형이 더 이상 업소에 나오지 말하고 하면서 말다툼을 벌인 것 같다.
-실질적으로 누가 스파를 운영했나.
▲어머니와 형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실질적 운영은 내가 지난 8년간 해왔다. 하워드씨는 매니저를 맡았다.
-왜 하워드씨를 해고했나.
▲사업 운영 방향과 관련, 서로 의견이 달랐다. 하워드씨가 매니저 일을 하면서 금전적인 부분 에서 문제도 일으켰다. 하워드씨는 ‘cutman’(중간에서 일처리를 해주는 사람) 정도였다.
-베벌리 스파는 언제부터 운영했나.
▲1975년 가족과 이민 온 뒤 식당 등을 통해 아버지의 사업이 확장돼 1986년 스파를 창업했다. 이후 199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 형과 함께 스파를 운영해 왔다.
-형은 어떤 사람이었나.
▲명문 사립 하버드 웨스트레익 고교에서 풋볼선수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고 모든 일에 성실했다. 11세 아들과 아내가 있으며 가정에도 충실했다. 아버지 날에 변을 당해 조카와 형수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안겨주게 됐다. 어머니도 큰 충격을 받았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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