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놓고 전세계적으로 정치 지도자들과 경제 주체들 사이에 책임 소재를 떠넘기려는 비난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현재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비등하는 유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의 책임 소재 결말은 단순히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적 손실이나 정치 장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여겨져 정유회사들은 투기꾼들을, 투기꾼들은 소비자를, 정치인들은 서로 상대편을 비난하고 있다는 것.
워싱턴 소재 전략 및 국제관계연구 센터에서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프랭크 베라스트로는 누구나 지목하는 죄인을 갖고 있는 형국이라며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책임을 묻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묘사했다.
이런 비난전의 과정을 보면 에너지 위기 상황을 초래한 다양한 원인과 연관성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약 30년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패배 원인을 짚어보면 당시 유가 폭등과 불경기는 이란 인질사태보다 훨씬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폴 라이트 뉴욕대 교수는 유가는 솔직히 이해가 걸린 중요한 사안이어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선거의 방향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슈화가 됐을 때 고유가의 영향력은 매우 지대하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경우 18일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가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 26년 간 유지돼온 근해 지역에서의 석유시추 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을 의회에 촉구하면서 금지 해제를 거부해온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측은 수입 석유를 대체할 충분한 대책을 세워놓지 않은 부시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비난하고 있는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투기꾼을 지목하고 미국 밖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 미국의 대외.군사 정책을 고유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투기꾼은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고유가의 원인중 하나인데, 특히 엑손 모빌 관계자들은 최근 배럴당 석유가격의 절반 이상이 투기꾼들의 몫이라고 의회에서 밝혔으며 미국석유거래상협회의 댄 길리건 회장은 월가의 거래상들이 경제를 재앙의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계는 만약 의회가 투자 제한과 같은 계류 법안들을 채택한다면 유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런 조치는 자칫 대형 유류 소비처인 항공사의 헤지 자금을 묶어버림으로써 유가 및 항공료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타델투자그룹의 마크 스테인턴 헤지펀드팀장은 규제로 인한 비용을 고려해야만 한다며 투자금에 대한 규제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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