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면’과 ‘청년’- 얼핏 잘 어울리는 단어 같지만 요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누가 ‘근면한 청년’일까 생각해보면 이름이나 얼굴이 쉽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사람, 특히 한국 젊은이들은 성실과 근면의 표본처럼 여겨졌다.
주위의 이민 1세대들과 얘기해보면 젊은 나이에 이역만리 미국 땅으로 이민 와서 안해 본 일이 없다고 한다. 먹고 살려고 낮에는 주유소에서 일하고, 저녁이면 식당 주방에서 접시 닦고, 밤에는 빌딩 청소하며 하루에 서너 시간 자면서 피땀 흘려 일했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서는 그런 이미지를 찾기 어렵다. 요즘 청년들은 고생 없이 곱게 자라서 근면할 기회가 없었던 것일까? 시대가 청년의 근면성을 약화시킨 것일까? 요즘 젊은이들 중에 누가 자신 있게 ‘난 근면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근면이란 어떤 것일까.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게으름 부리지 않으면 ‘근면’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스티븐 K. 스캇이 지은 ‘솔로몬 부자학 31장’이라는 책을 접하고, 근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책에 의하면 근면이라는 덕목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1,000명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을까 말까 한 성품으로 진정한 성실함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희귀한 것이라고 한다. ‘남들만큼’이 아니라 ‘남들보다 몇 배’노력하고 일하는 것이 성실함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러면 어떤 것이 진짜 ‘근면’일까? 인터넷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대학교 때 고시 3개에 합격했다. 사법고시 합격, 외무고시 2등, 행정고시 1등, 그리고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했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고 하지만 본인은 ‘다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는 시험에 합격하려면 관련 서적을 10번 봐야하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남들처럼 서너번 봐서는 불안해서 무조건 10번을 봤다고 한다. 고시생의 평균 1일 공부시간은 10시간 정도인데, 그는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모든 반찬을 밥알크기로 으깨어 밥과 비벼 먹으면서 17시간씩 공부했다고 한다. ‘근면하다’고 말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새삼스럽게 근면을 얘기하는 것은 근면이야말로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근면은 직장에서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도 똑같이 근면이 요구된다. 근면해야 가족과 집안일을 더 세심히 챙길 수 있고, 근면해야 더 많은 시간 집중해서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근면해야 더 성경 말씀을 읽고, 더 기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사실 청년들만 근면이 필요한 게 아니다. 모든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근면의 습관을 갖출 필요가 있다.
모두가 조금씩 더 근면해진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아빠는 토요일 아침 늦잠 자는 대신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을 가고, 엄마는 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오면 드라마를 보는 대신 아이들 숙제를 도와주고, 좋아하는 활동을 같이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들을 데리고 공공도서관에 가서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고. 남편은 집 안팎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아내는 가계부를 꼼꼼하게 쓰고,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고, 사장은 직원들의 경조사를 직접 챙기고, 회사의 구체적인 비전을 정기적으로 나누고, 사원들은 상사가 보고 있든 않든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끝내고…
상상만으로도 흐뭇해진다. 청년의 날들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근면을 근면하게 연습한다면, 본인 스스로 더 만족을 느끼고, 주위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는 그런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권무성
애드크리아시안즈 광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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