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위주 단속으로 바뀐 이민국 정책에 허점
100여명 해고한 시애틀 청소회사 조사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업주들이 연방 이민세관국(ICE)의 조사에 대비해 이들을 은밀히 해고한 후 장부상의 기록을 없애는 바람에 근로자 아닌 고용주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불체자 단속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애틀 일원의 많은 고층건물들과 청소계약을 맺고 있는 시애틀 빌딩관리(SBM)사는 지난 9월 당국으로부터 이민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겠다는 통고를 받은 후 약 100명의 청소부들을 해고하면서 고용 및 임금 관련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KVI 라디오의 토크쇼 사회자인 피터 와이스박이 소유하고 있는 이 청소회사는 ICE의 조사가 임박했음을 노조에 알리고 종업원들 가운데 소셜시큐리티(SS) 번호가 이민국의 신분조회 시스템인 ‘E-Verify’와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 회사 종업원 약 300명 가운데 280여명이 국제 서비스 근로자노조(SEIU)의 시애틀지부(로컬 6)에 소속돼 있다. 세르지오 살리나스 노조지부장은 이 회사 전체 종업원의 절반가량이 불체자로 추정된다며 회사 측은 이들에게 한 달 안에 합법신분임을 증명할 서류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해고시키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살리나스는 이 회사의 무더기 해고조치에 항의했지만 연방정부의 ‘E-Verify’에 근거해 불체자들을 가려내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CE의 한 관계자는 ‘E-Verify’가 원래 신규 종업원 채용 시 이용하도록 마련된 것이라며 시애틀 빌딩관리 사처럼 기존 종업원의 신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조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ICE에 통보하지 않고 불체자들을 은밀히 해고하면 이들을 체포해 추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인권옹호단체들도 고용주 위주의 새로운 불체자 단속지침을 처음에는 환영했지만 막상 불체자 종업원들을 잽싸게 해고해버린 고용주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반면 해고된 이민자들은 요즘 같은 불황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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