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OOO회장인데...
청소년 사이선 ‘웃음거리’
지난해 뉴욕시 선거를 앞두고 여름방학동안 한 시의원 후보의 선거캠페인 본부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던 한인 박모(16)군. 선거운동 자원봉사가 처음인데다 고교생 신분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전화걸기에서부터 서류 및 사무실 정리, 포스터 부착 등 잡무(?)가 대부분이었지만 나름대로 구슬땀을 흘리며 보람도 컸다.
정작 자원봉사 활동 중 허드렛일보다도 더 박군을 힘들게 했던 것은 이따금씩 선대본부 사무실을 찾아오는 한인사회 관계자들이었다. 열심히 업무 중인 한인 청소년 자원봉사자들 틈새를 오가면서 왠지 자신이 누구인지 청소년들
이 알아봐주길 바라듯 거들먹거리는 묘한 태도가 1.5·2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란다. 한인 청소년들이 한인사회 관계자들을 속속들이 알리 만무한데도 한 두 마디 말을 건네던 어른들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내가 ~~회장인데…”라며 자신의 감투를 넌지시 내세우며 일장 연설을 이어가는 태도 역시 또래 청소년들이 가장 경멸하는 한인 어른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한인기관이나 단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나 각종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가도 어른들의 이런 모습에 실망해본 적이 있는 친구들은 사실상 참여를 꺼리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1.5·2세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시점에서는 타인종과 아무런 교류도 나누지 못한 채 직책만 앞세우고 스스로를 한인사회 지도자라 부르는 한인 1세들의 권위적인 태도는 오히려 또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웃음거리만 되고 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다. 특정 단체 회장이나 임원임을 앞세운 1세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겠다고 참여한 1.5·2세 한인 청소년들에게 때로 쓸데없이 큰소리를 치거나 막말을 일삼는 경우도 흔하다고. 박군은 “어른이니까 처음 만났어도 손아래 사람에게 무조건 반말로 하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이제 어른들이 그만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어른들이 청소년을 먼저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지 않으면서 청소년들에게 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제보: ktnyedit@gmail.com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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