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때 제작 ‘호조태환권’ 10냥짜리 경매로 구입
▶ 고미술수집가 윤원영 씨 “한국전 당시 덕수궁서 유실”
6.25 전쟁을 겪으며 유실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역사 최초의 지폐 ‘호조태환권’ 10냥짜리 원판이 60년 만에 뉴욕에서 발견됐다.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고미술수집가 윤원영씨는 5일 “고종 30년(1893년) 호조(현재의 재무부) 산하의 태환서에서 제작한 호조태환권의 10냥짜리 원판 앞면을 지난달 11일 미시건주 옥스퍼드 소재 미드웨스트 경매장에서 구입했다”며 본보에 단독 공개했다.
윤씨가 공개한 원판의 크기는 6.25(가로) X 3.75(세로) 인치로 동판 재질로 제작돼 있다. 무게는 약 1.25파운드. 오른쪽 면에 보이는 약간의 부식 흔적을 제외하고는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앞면 상단에는 한문으로 ‘호조태환권’, 하단에는 ‘대조선국정부전환국제조’라고 새겨져 있으며, 중간 부문 양 옆으로는 ‘호조태환서’라고 돋을새김(양각)돼 있다. 또한 중앙에는 ‘십냥’이라는 글자와 함께 한문과 한글로 ‘이 환표는 통용하는 돈으로 교환하는 것이다’라고 새겨 태환 지폐임을 명시하고 있고, 하단 양 옆으로 ‘이 환표는 위조나 변조한자 위조와 변조를 알고 통용하는 자 있으면 엄형 처단하리라’라는 위폐사용 경고문구가 담겨 있다. 아울러 지폐 장식문양으로 조선의 왕실을 뜻하는 세 발톱을 가진 용 두 마리와 꽃들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윤씨는 호조태환권 10냥짜리 원판을 구입한 뒤 한국의 화폐 전문가들에게 사진을 통해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진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호조태환권은 50냥, 20냥, 10냥, 5냥 등 모두 4종류가 제작됐으나 현재 50냥짜리 원판만 한국은행 화폐 박물관에 보관돼 있을 뿐 나머지 3종류 원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윤씨가 사들인 원판이 진품으로 판명되면 유실된 호조태환권 원판은 2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에 발굴된 호조태환권 원판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미 해군출신이 경매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경매장 측은 1951년 서울 덕수궁에 보관 중이었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지난 2004년 거북선 실경화를 본보에 공개해 화제를 몰고 왔던 윤 씨는 “지난 3월말 경매장에서 고시된 품목을 살피던 중 호조태환권 원판이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반드시 구입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경매에 참여했다”면서 “해외로 유출된 수많은 한국의 약탈 문화재 중의 하나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김노열 기자>
고미술 수집가 윤원영씨가 호조태환권 10냥짜리 원판의 수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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