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광고 만들어 주세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다 보니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이다. 많은 분들이 ‘잘 팔리는 광고가 좋은 광고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그렇다면 잘 팔리기만 하면 좋은 광고일까?
물론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단 번에 높은 효과를 보고 싶어서 무조건 잘 팔리는 광고를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헤드라인은 크게 크게, 칼라는 강하게 강하게 요구하고 그것이 효과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늘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은 소비자는 그 광고를 통해 그 광고주나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함께 취한다는 점이다.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좋은 광고는 광고주에 앞서 소비자가 좋아하는 광고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애를 한다고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 노력할 것이고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려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오래오래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더욱 필요한 것이다. 광고주에게 소비자는 그렇게 잘 보여야 하는 연인인 것이다.
물론 광고는 광고주의 성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광고주의 성향에 앞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라는 것이다. 광고주가 나는 이 컬러를 싫어해서, 나는 이런 카피가 싫어서, 나는 이런 그림이 싫어서… 라는 이유로 소비자의 선호도보다 자신의 취향을 앞세운다면 연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좋은 광고를 만들려면 광고주의 개인적 성향보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애인인 소비자가 좋아할 것을 고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차별화"이다.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저마다 강하게, 더 튀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달라야 기억한다. 점점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그런 광고 홍수 속에서 튀는 방법일까? 모두가 그럴 때 오히려 역으로 작게, 더 잔잔하게 속삭이는 것이 주목도도 높이고 다르게 보이는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보라. 지면 가득 크고 강렬하게 떠들고 있는 광고들 속에 끼여 똑같이 떠드는 것이 튈 것인가, 그런 광고들 틈에서 지면 한 면을 모두 빈 여백으로 채우고 단 한 줄 촌철살인의 카피로 맛을 낸 광고가 소비자의 눈을 잡을 것인가? 물론 여기에는 광고주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안다. 하지만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이다. 원론적이면서도 가장 많은 광고주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많은 광고주가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는 그것을 표현하는 컬러, 글자 등 표현방식에 훨씬 더 신경을 쓴다. 이렇게 되면 광고는 결국 설득할 메세지인 알맹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게 된다. 껍데기만 화려한 광고 역시 결코 좋은 광고는 아니다. 우리 애인인 소비자는 광고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없게 될테니까 말이다.
크리스티나 정 / 광고대행사CPL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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