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수 웨체스터 녹지회 요가 교사)
요가는 나에게 사랑이요, 춤이요, 호흡이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이 십여 년 전의 나의 삶은 자신이 제외된 인생이었다. 삶의 전부라고 헌신했었던 모든 일들이 허무해지기시작하더니, 어느 날 찾아온 우울증…. 하루가 다르게 생명의 기운은 침몰당하고, 죽음의 기운이 확장되며 몸을 누르고 있었다.모든 빛을 차단시키고, 그래도 스며오는 빛이 있어 옷장 속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그제야 숨이 쉬어졌다. 이대로 죽고 싶다는 유혹이 바닥까지 치자, 문득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가 원하는 삶도 한 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내 마음에 어둠을 헤치고 빛이 들어오도록 허락하며 만난 것이 바로 요가였다.
죽음 직전에 만난 요가여서인지 밤낮으로 수련하며, 몸을 통해 마음이 함께 치유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저 밑바닥에 있는 무의식에서부터 천상의 환희까지…. 어느 날 수련 중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느끼며 이런 요가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나로 하여금 요가 교사의 길을 걷게 했다. 이제 내가 경험한 요가 수련의 변화 과정과 시행착오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것이다.요가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만이 아니라 몸도 몹시 굳어있음을 느꼈다. (하긴 평소에 나만큼이나 몸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가 또 있을까만은) 요가를 하는 동안 서서히 자신을 지키려고 숨도 못 쉬게 갑옷으로 무장했던 관념들이 풀어지면서, 알게 모르게 무의식으로 단단히 누르고 있던 것들이 예기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무작위로 올라왔다. 어떨 땐 만년의 역사 속에 살아왔던 동물의 한(恨) 같은 것이 내 안에서 미친 듯이 발광했고, 때론 알 수 없는 분노와 서러움으로 꺼억꺼억 울었다. 이런 것들이 한 번씩 올라오면 이성이나 상식으로 제어되는 게 아닌가 보다. 어쩌면 인류 최초부터 있었던 간뇌(間腦)의 기록인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그런 자신이 놀랍고 수치스럽기까지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축복이었다. 그것은 살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에고 체계가 해제되면서, 깊은 무의식에 있었던 어둠들이 해방되며 치유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다정한 친구와도 경쟁의 상대가 되어야 했던 숨막힘, 부모님과 선생님의 턱없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닥달하고 옥죄었던 시간들, 훌륭하고 효성스런 아이라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무엇이든 최고를 향해 내달렸던 발걸음들…. 그렇게 나는 내 안의 나는 철저히 버려둔 채 겉으로만 그럴듯한 삶을 견뎌왔고, 그것이 한없는 무게가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외적인 삶의 추구에서 요가는 내적인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의 내 몸의 상태로 눈을 돌리게 해주었고, 무의식의 큰 덩어리들이 풀려나면서 몸과 마음에 있던 무거움도 빠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가벼워지며, 어린아이 빛으로 동작을 하게 되고….
아,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마음의 고향! 요가는 나에게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을 다시 회복해 주었다. 그러면서 굳어진 몸도 서서히 이완되어 갔다.
*고수수씨는 지난 봄 웨체스터 노인 복지기관인 ‘녹지회’가 발족한 이래 매주 무료 요가 클래스를 맡아 지도하고 있다.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며 호기심이 자극되고 그러면서 읽고 나면 무언가 가슴에 남아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라는 고수수씨는 앞으로 10회에 거쳐 요가를 중심으로 한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함께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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