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LA 한인타운 만리장성에서 열린 가주중국동포연합회 주최 신묘년 설날 대잔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 <김지민 인턴기자>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중국계 한인(조선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출신인 이들은 특히 남가주를 비롯한 미국 내 주요 지역 한인타운을 거점으로 정착하면서 한인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등 한인사회의 일부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현황과 삶의 모습, 한인 커뮤니티와의 관계,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 스토리 등을 기획 시리즈로 살펴본다.
대부분 3~4세 차별적 의미 ‘조선족’대신 ‘한인’선호
차이나타운보다 같은 뿌리 코리아타운 택해 터전 마련
■현황
미주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계 한인 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한인사회 발전과 함께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28일 가주중국동포연합회가 LA 한인타운 만리장성에서 연 신묘년 설날 대잔치에는 200여명의 중국한인이 참석했을 정도. LA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남가주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출신 한인 3·4세’ 인구를 2011년 현재 8,000~1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가주중국동포연합회(회장 강성)에 따르면 이 중 대부분이 LA 한인타운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전미조선족동포회(회장 이수일)는 2011년 설날잔치를 개최하며 뉴욕 등 북동부 지역에는 약 2만명의 중국출신 한인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한인이 미국 이민 과정에서 첫 정착지로 주요 도시의 한인타운을 선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미주 전역 중국계 한인 인구는 최소 3만명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LA 중국 총영사관의 왕펑 교민담당 영사는 “중국계 한인은 미국 이민 후 차이나타운보다 한인타운에 터를 찾는 것을 선호한다”며 “2000년 이후 캘리포니아로 이민 온 중국계 한인은 미주 최대 한인사회인 남가주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 총영사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형성
중국계 한인의 ‘아메리칸 드림’이 본격 시작된 것은 1985년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1월1일 미중 수교협정이 체결된 이후 ‘연변 조선족자치주’(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2009년 한인 인구 약 80만명)에 거주하던 중국 한인 3ㆍ4세들은 미국 이민 길에 오른다.
남가주로 이민 와 “한인이란 자부심 갖고 서로 도우며 살자”며 1990년 설날 첫 모임을 가졌던 중국동포는 고작 15명. 당시 중국에서 이민 와 여행사를 운영했던 조동운씨는 가주중국동포연합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중국한인 친목회’를 결성했다.
조동운씨는 1991년 연말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1985년 미국으로 유학 올 때 중국한인은 거의 없었다”며 “극소수의 중국한인 유학생은 100~200달러만 쥔 채 미국에 왔고 현재 일곱 가구 정도가 남가주에 거주한다”고 말했다.
초기 중국한인 이민자들은 그나마 연변 지역에서 우수 인재 또는 부유층에 속했다.
하지만 이들은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밑바닥부터 중국한인 미주 이민역사를 개척해야 했다. 이후 미중 교역 증가와 미주 한인사회 발전상이 알려지며 중국한인의 미국 이민은 활기를 띠게 된다.
조동운 현 가주중국동포연합회 명예회장은 “80년대에는 소수의 국비 유학생이 이민왔고 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일반인이 많이 유입됐다”며 “요즘은 중국이 많이 발전했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잦아 미국 이민 행렬이 예전만 못 하다”고 전했다.
■중국계 한인 이민사
한편 지난 20년 동안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에 입국한 중국한인 3ㆍ4세들은 미주 한인 이민선조들의 역사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1880년부터 조선인의 청나라 이주가 시작된 후 1900년 이후 일제강점기를 겪자 수많은 한인들이 항일운동을 목적으로 만주를 택했다.
미주 한인 이민역사가 1903년 1월 13일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한인들은 ‘동시대 이민선조의 후예’라는 공통점을 지닌 셈이다. 이역만리 떨어진 양국의 이민선조들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수십년 동안 교류했었다.
<김형재 기자>
carpe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