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으로 주류사회에 성큼 다가섰죠.”
볼티모어지역의 명문 존스합킨스대 볼티모어 캠퍼스 인근에서 한식으로 인기를 끄는 식당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4월 세인트 폴 스트릿 3100블록에 문을 연‘아줌마 퀴진(Ajumma Cuisine)’은 한국식당이 아닌 미국식 캐리아웃업소. 하지만 메뉴판에는 미국 샌드위치보다 불고기, 김치볶음밥, 육개장, 라면, 만두, 오징어덮밥 등 한식이 더 눈에 띤다. 전업주부로 식당은 물론 장사가 처음이었던 이경숙 대표(40)는 한인이 운영하던 이 업소를 인수하면서 특색 있게 고객의 입맛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우리 한식으로 승부하기로 결정했다.
매운맛으로 미국인 입맛 잡다
이 대표는 한식을 일반 한국식당 처럼 제공하지 않고 캐리아웃에 맞게 변형했다.
우선 불고기 류의 경우 고기를 충분히 재어 양념이 배게 하는 기존 요리법에서 탈피, 그릴에서 즉석으로 고기와 야채, 양념을 버무려 볶아 신선도와 고객의 신뢰도를 높였다.
비빔밥은 나물을 쓰지 않고 생야채를 나물처럼 잘게 잘라 넣고 계란 프라이를 얹은 다음 초장을 곁들여 내놓았다.
가장 인기가 높은 닭불고기의 경우 참기름과 고춧가루, 간장을 섞어 매콤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요리를 즉석에서 손님이 보는 앞에서 5분만에 요리해 내놓았다.
밑반찬과 국도 없이 덮밥 형태로 제공, 일손을 대폭 줄였다. 그릇도 한국서 ‘아줌마’로고를 넣어 이곳 음식에 맞는 모양과 크기로 주문했다.
처음에는 한식을 모르는 손님들에게 일단 시식을 하게 했다. 또 처음 찾는 손님에게는 무조건 한식을 권하고 입에 맞지 않으면 환불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환불 요구는 한 명도 없었고, 한 번 맛본 사람은 다음에 다시 찾았다.
서서히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이 인터넷에 올려 유명세를 탔고, 볼티모어 시티 페이퍼에도 소개됐다. 이제는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좌석이 없어 장사진을 이뤄 기다려야 하며, 일부는 되돌아가기도 한다.
이 대표는 “전통 방식대로 만든 육개장은 찜통 하나가 하루에 다 나간다”며, “미국인들이 육개장을 좋아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손님들이 매운 맛을 좋아해 놀랐다”며 “육개장, 닭불고기, 라면 등은 더 맵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1/3은 되며, 심지어 불고기도 맵게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비빔밥은 채식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이 대표는 상호를 아줌마라 붙였더니 손님들이 무슨 뜻인가 묻고서는 모두 이 대표를 아줌마라 부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상호와 한식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고 간단한 한국말도 배워 가게에 오면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등의 인사를 해 기분도 좋고 보람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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