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프간, 미국내 반대 불구 평화협상 추동
10년을 끌어온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0년말 뮌헨에서 독일 정보기관의 중재로 탈레반측과 첫 접촉을 가진 후 수 차례 비밀 만남을 가져왔다.
평화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평화협상에 임하는 탈레반의 진정성 문제, 미 의회내에서 제기되는 평화협상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특히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간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우여곡절을 겪었고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이후부터는 만남이 좌초된 형국이었다.
하지만 미군과 나토군이 오는 2014년말까지 아프간에서 완전 철군키로 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그때까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간 정치적 타협을 통해 `종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한 과제였다.
아프간과 미국내 일각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 마크 그로스먼 미 아프간ㆍ파키스탄 특사는 지난 한해 카타르 도하, 독일 뮌헨 등을 오가며 평화협상시 당사자들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비밀리에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일단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위한 돌파구는 탈레반 해외 연락사무소를 카타르에 설치한다는 탈레반과 카타르간의 합의가 지난주 발표되면서였다.
이를 계기로 그로스먼 특사는 내주중 역내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을 방문해 협의하고, 아프간 카르자이 대통령 설득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과의 접촉, 협상이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아프간이 배제되는데 대해 불만을 갖고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평화협상은 전적으로 아프간이 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달래면서도 물밑으로는 평화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아프간을 강력히 압박해왔다. 이때문에 카르자이 대통령도 반대의 강도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 일제히 "카르자이 대통령이 오케이만 하면 수주내에 미ㆍ탈레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협상 조건으로 탈레반이 반군 전투 활동을 중지하고, 알 카에다와의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탈레반이 요구한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탈레반 테러 용의자 5명을 카타르로 이감하는 방안도 미국은 적극 검토중이다.
미국내에서는 탈레반 수감자 이감에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 ‘정치적 모험수’라는 지적도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협상에 신중한 자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탈레반의 해외사무소 설치, 관타나모 수감자 이감 등은 협상으로 가기 위해 신뢰를 구축하는 예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對) 탈레반 군사작전을 후퇴시키지는 않는다고 군사 작전ㆍ정치적 대화 병행 방침을 천명했다.
카니 대변인은 "언젠가는 진행될 정치적 해법은 중요하지만 그것은 군사 작전과 병행돼야 하며, 군사 작전이 협상을 위한 여건을 만들어낸다"고 말했고, 현재의 움직임은 "협상의 여건을 만들기 위한 조치들"이라고 강조했다.
협상이 궤도에 오르더라도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탈레반이 미국을 상대하려 하지 카르자이 정부와 대좌하지 않으려는 태도도 문제이다. 또 카르자이 정부와 탈레반 모두 내부적으로 협상에 대한 강온파 대립이 존재하는 점도 장애물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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