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불 투입 2015년 개관..첫 흑인대통령 오바마, 첫 삽 못떠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 `미국 흑인 역사·문화 박물관’이 생긴다.
워싱턴 시내 박물관이 몰려 있는 내셔널몰 지역에 건립될 이 박물관은 오는 2015년 문을 열 예정이다.
최초의 흑인 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22일(현지시간) 이 박물관 설립 예정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19번째 박물관이 될 흑인역사문화 박물관은 흑인의 미국 정착 과정과 노예 해방, 인권 운동 등 미국 흑인의 역사가 망라돼 전시될 예정이다.
박물관 건설에 필요한 5억달러 중 절반은 예산으로 지원되며, 나머지는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로 충당된다. 월마트, 보잉과 같은 기업과 빌&멜린다 재단 및 오프라 윈프리, 퀸시 존스 등 개인으로부터 벌써 1억달러가 모금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역사문화 박물관이 미래 세대에게 과거의 흑인 역사를 가르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박물관이 탄생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면서 "미래 세대가 과거 미국 흑인들의 고통, 진전, 투쟁, 희생의 노래를 듣게 될 때, 이런 것들이 미국 역사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곳에 세우게 될 박물관은 우리 시대의 업적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영원한 기념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 사람들이 한때 거래가 됐던 곳도 이 땅이었고, 종종 흑인들의 손에 의해 민주주의의 기둥이 세워진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면서 미국에 정착한 흑인들의 기여에 찬사를 보냈다.
이 박물관은 이미 2만여점 이상의 각종 유물이나 전시품을 수집한 상태다. 노예해방운동을 벌였던 인권운동가 해리엇 테브먼이 사용하던 숄, 로큰롤의 전설인 흑인 척 베리가 몰던 빨간색 캐딜락 차량이 수집됐다.
또 흑인들과 백인들을 분리해 앉혔던 옛 철도 객차,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흑인 터스키기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사용됐던 항공기, 인종차별주의 단체인 `KKK단(Ku Klux Klan)’의 복장 등도 박물관 개장 후 전시될 예정이다.
이 박물관 관장을 맡게 된 로니 번치는 흑인역사문화 박물관은 흑인들의 삶과 예술, 문화를 알리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서 박물관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삽을 뜨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기공식에 참석한 오바마가 이에 동참하지 못하는 `이상한’ 일도 벌어졌다.
오바마는 박물관 기공의 의미를 전하는 연설을 한 뒤 사회자가 첫 삽을 뜨는 행사를 갖겠다고 알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 단추를 잠그고 연단 앞으로 나오려고 했다.
그러자 한 관계자가 오바마에게 다가가 귀엣말로 속삭였고, 이어 오바마는 자신의 자리에 다시 앉아 다른 사람들이 연단 앞에서 첫 삽을 뜨는 장면을 그냥 지켜봤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박물관측과 사전 합의에 따라 첫 삽을 뜨는 행사는 박물관 관계자만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자문위원 자격으로 첫 삽을 직접 떴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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