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성은 조지 워싱턴대, 조지타운대 의과대학 교수로 은퇴한 원로 의사. 그는 내게 이 도시에 문학을 사랑하는 한 의사. 그는 한미장학재단 회장으로도 일한 한인사회의 지성적 지도자.
그런 그가 뿌리를 찾아서 만주를 여행하고 한국의 고대사를 찾아서 수필집을 출간했다. 의사로 은퇴한 후 그에게 주어진 일은 뿌리를 찾아서 나선 여행인 듯하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인의 뿌리는 만주에 있다고 단정하며 중국의 동북공정을 온 몸으로 막고 있는 듯하다.
단군의 고조선, 기자조선, 위만 조선이 모두 만주를 터로 하고 있다. 언어적으로 우랄알타이어, 퉁그스어로 중국 중원의 말과 다른 만주족이 반도로 들어와 정착했다는 그의 이론은 내가 아는 한국인의 뿌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의 뿌리를 찾아서는 내가 시도할 수 없었던 뿌리찾기를 그가 몸으로, 지성으로, 그리고 상상력으로 추론하면서 책 한 권을 쓴 노력이다. 그 노력을 이 도시의 한인사회는 칭찬해야 할 것이다.
단군조선이 가고 그 자리에 기자조선이 들어서고 그 자리에 위만조선이 들어서는 역사적 전개를 그는 확신하고 있다. 기록된 역사는 희박하지만 가능한 역사서에 기대어 그리고 그 위에 그의 지성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 고조선의 터가 바로 지금 만주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거부할 수 없으며 거부할 필요도 없다. 우리 민족은 만주에서 시작해서 반도로 들어왔다는 가설은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고조선을 신화 세계로 버리지 말자는 그의 외침이다. 실존의 역사를 왜 버리려 하는가, 그는 묻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국 역사의 시작이 된다면 선사 시대가 그냥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역사의 빈곤은 역사서의 부재로 끝날 수 없다. 역사를 찾아서 선사시대로 우리는 기행을 해야 한다. 그는 단군이 나라를 세운 아사달을 찾아 시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아사달이 순수한 우리말인데 그 지명이 신라에 들어와서는 남자의 이름이 되고 아사녀는 여자의 이름이 된다. 서라벌, 미추홀, 그런 삼국시대의 이름들이 이미 고조선의 지명이라는 사실이 감동적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순수한 우리말인가. 경주, 인천이라는 한자어가 오히려 우리말이 아니다.
밖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안에 살고있는 한국인보다 애국자라는 말, 외국에 살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의사로 은퇴한 한 지성인이 내놓은 역사 수필집을 이웃에게 권한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저자의 뜻을 나는 가상하게 생각한다. 그의 출판기념회가 3월 18일 저녁 우래옥에서 있다고 전한다. 모두 일어나 축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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