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산을 바라볼 기회가 많다. 가끔 정말 초록에 지쳐버릴 듯한 산을 보면 눈물 나도록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때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생각한다.
사실 나는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몇 년전 누군가에게 한 약속 때문에 나는 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뇌종양에 걸려 8살에 하늘나라로 간 한 예쁜 아이와의 약속이다. 그 아이의 마지막 날 중환자실에서 나는 그 작은 손을 잡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 ‘더 열심히 기도해줄 걸’이라는 후회와 ‘왜 이 작은 아이에게 이런 고통이 오는 걸까’ 라는 속상함이 밀려오며 많이 울었다.
그러면서 그 아이가 없는 이 세상에서 두 몫으로 더 열심히 살고 그 아이가 못 보고 못 느낀 세상을 내 마음으로 받아 그 아이에게 전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모든 것에 감사하려고 애쓴다. 가끔 손해 보는 상황이 와도 누군가 너무 그것이 필요해서 나의 손해가 그 어떤 이에게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위안한다. 살아 숨 쉬는 것, 걸을 수 있다는 것,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말할 수 있다는 것... 셀 수 없는 감사가 떠오르며 나는 오늘도 그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세상을 감사로 살아나간다.
최혜정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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