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믿음이 그리 돈독하지는 못하다. 그래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원래 기독교정신에 의거하여 세워졌기 때문에 36년 전 미국에 이민 온 이래 꾸준히 한국교회에 다니고 있다.
특히 사우스베이로 이사 온 이후로는 근 30년간 이 지역에 널리 알려진 한 장로교회에 다녀왔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 8년 전 당시 부임해 온 목사에 대한 자격시비로 몇몇 장로들과 갈등이 생기더니 급기야는 교회가 4분5열로 갈라져 많은 교인들이 서로 헤어지게 되었으며 교인들 간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리고는 3년여 전 새로 목사를 초빙해 오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하였다. 그러나 그도 잠시, 다시 몇몇 장로들과 목사 간에 생긴 교회운영에 대한 이견이 불화로 번져 서로 갈등을 겪더니 지난 5월1일부로 또다시 교회가 갈라섰다.
그리하여 지난 8년간 이 교회에서 갈라져나가 생긴 교회가 3-4개는 된다. 그중 어느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교회는 새로 나가 교회를 차리는데 약 80만달러가 들었으며 현재 한달에 2만5,000달러가량의 렌트비를 미국인 건물주에게 내고 있다고 한다.
그 전에 이 교회를 나간 다른 목사도 한때 약 2만 달러씩의 렌트비를 건물주에게 내면서 목회를 하다가 현재는 자체 건물을 구입하였는데 그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갈라 선 또 다른 목사 역시 한 달에 적어도 몇 만 달러의 렌트비와 운영비가 소요되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이 교회 장로와 목사 간의 분쟁으로 교회가 계속 갈라지면서 사우스베이 지역 교인들이 부담하게 된 렌트비와 교회 건물 및 장비 구입 금액이 일년에 적어도 100만 달러 이상이 된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교회가 분열되어 교세가 약해졌을 뿐 아니라 지역 한인들의 주류사회에 대한 영향력도 훨씬 약화되고 지리멸렬하게 된 상황이다.
문제가 된 교회는 원래 큰 교회여서 교육관에 빈방도 많다. 분규가 생길 때마다 이렇게 제각기 예배장소를 새로 마련해야 했을까. 처음부터 “목사님과 우리 장로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데 우리는 교인들이 흩어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교단이나 교회를 떠나지 말고 교육관에서 설교를 하십시오. 우리는 새 목사를 찾아보겠소” 라면서 양측이 열린 마음을 가졌어야 했다.
최근의 분규도 마찬가지이다. 목사와 이견이 있으면 우선 교인들을 분열의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교회 지도자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임을 명심하고 빈방 넘쳐나는 이 교회에서 이견이 있는 목사에게 예배장소를 내어주고 목회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러면 교회는 열린 교회가 되어 본당 설교를 목사들이 한 달씩 교대로 돌아가면서 한다면 교인들 숫자는 오히려 더 늘고 교세도 더 확장될 수 있었을 것이다.
연간 100만 달러의 렌트비와 교회경비는 사우스베이 지역 한인들에게 대단히 큰돈이다. 교회가 계속 갈라져 교인들의 렌트비 부담만 커지는 것은 이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본래 교회의 교인과 장로들이 비어있는 공간들을 흩어져 나간 교인들과 목사들에게 돌려주었으면 한다. 이렇게 열린 교회는 어디 없을까?
키 한/ LA 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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