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 - 카드업계 72억달러 소송합의 이후
대형 신용카드 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담합 혐의에 대한 집단소송을 법정 밖에서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이 시행되면 소매업소와 소비자 모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자와 매스터카드를 포함한 대형 신용카드 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담합 혐의에 대한 집단소송을 72억5,000만달러에 법정 밖에서 타결하기로 합의 했다. <본보 16일자 A면 보도> 이번 합의는 미국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이용 수수료 문제를 놓고 가맹점과 7년간 힘겨루기를 벌인 끝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으로 소매업계와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 및 한인 자영 업주들에게 미치게 될 내용들을 정리한다.
대형 카드업체들 다른 방법으로 인상 가능성
‘소액 결제때 수수료’합의했지만 가주선 불법
■ 수수료, 카드사만 배불려
소매점에서 고객이 결제를 위해 자신의 신용카드를 긁을 때 물건 가격의 2~3%는 카드를 사용한 데에 따른 수수료로 부과된다.
고객이 100달러짜리 물건을 사고 카드를 긁었다면 2~3달러가 수수료다. 이 돈은 소비자들에게는 물론 업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비자 등 메이저 카드 업체와 은행 그리고 이들 금융업체와 함께 카드 결제를 ‘프로세스’(process)하는 업체들에 돌아가게 된다. 전미소매상연합회(NRF)에 따르면 소매업체들은 매년 300억달러를 카드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소매업체 측은 카드사와 프로세싱 업체들의 수수료는 1% 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NRF의 몰리 브로건 홍보관은 “신용카드는 매 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지불수단이지만 사용에 따른 이용료 즉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카드 수수료 전쟁’의 시작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제 첫 라운드를 마쳤기 때문에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소매점에 도움은 미지수
불공정한 수수료 책정 관행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가맹점 연합체 측에 비자·매스터카드 등 카드사와 주요 은행이 60억달러를 소송 합의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물어야 하는 합의금은 미국 독점금지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담당 변호사들은 밝혔다. 카드사들은 또 8개월간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데 합의했다.
담당판사가 합의 내용을 승인할 경우 합의금은 700만명의 자영업자들에게 나눠서 지불될 예정이다.
소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금의 액수가 너무 적고 수수료 인하 기간도 너무 짧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몰 비즈니스 개발 및 융자를 제공하는 MCC의 세스 브로먼 부사장은 “카드사들이 다른 방법으로 추가 수수료 인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나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을 것이며 이에 함께 카드사와의 투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에게 추가 요금
이번 합의를 통해 소매업체들은 신용카드 사용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물리겠다는 주장도 관철시켰다. 지금까지는 비자와 매스터카드가 이를 금지해 시행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한인 운영하는 일부 리커나 마켓에서는 그동안 고객이 10달러 정도 낮은 가격의 물건을 구입하면서 신용카드를 이용 할 경우 25센트에서 1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징수해 왔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이번 합의와는 관계없이 캘리포니아에서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가주 검찰은 크레딧카드 대신 현금을 지불하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고 추가로 요금을 물리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밝혔다.
사우스LA 지역에서 리커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신용카드나 데빗카드를 이용해 5~6달러 담배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수수료로 50센트를 징수하고 있는데, 대부분 큰 불만 없이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담배 등 일부 상품의 경우 마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추가 요금을 물리지 않으면 사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할인 및 인센티브 제공 높아질 수도
새 합의안이 시행되면 소매업소들은 현금, 크레딧카드, 데빗카드 등 결제수단에 맞춘 차별화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자와 매스터카드는 그동안 소매업소들이 데빗카드, 경쟁사의 크레딧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할인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해왔었다.
수수료가 계속해서 낮아질 경우 업주들은 카드 고객에게 리워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이 특히 이 같은 인센티브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구매 때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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