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이 쥐에게 캡사이신 성분을 수차례 대량 투여하자 대다수 쥐들이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 고추를 먹고 숨진 사람은 없다.
매운 고추의 시장 잠재력은 바비큐 소스를 뛰어넘는다. 말린 벤싱어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키우고 있거나 개발해냈다는 타이틀이 주는 경제적 가치는 실로 엄청납니다. 핫도그 많이 먹기처럼 기네스북에 실린 다른 기록들과 달리 이런 류의 기록은 해당지역의 미시경제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죠.”
일례로 현재는 판매 중지됐지만 미국의 매운 소스 전문기업 블레어가 내놓은 ‘리저브 16 밀리언 크리스털’은 1,600만 SHU라는 전무후무한 매운맛을 내세워 한 병당 595달러에 팔렸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먹거나 그 고추로 만든 소스를 먹어서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자신의 담대함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혹시 이런 짓을 하다가 죽은 사람은 없을까. 다행히 아직까지는 없다.
이와 관련 1980년 독성학 관련 저널 톡시콘(Toxicon)에는 ‘여러 동물종에서의 캡사이신 급성독성’이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여러 종의 설치류에게 순수한 결정형 캡사이신을 경구·정맥·국부 등에 주입하자 토끼가 가장 둔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기니피그는 가장 심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인간의 캡사이신 민감도가 쥐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가정할 경우 체중이 68㎏인 성인의 순수 고체 캡사이신 치사량은 경구 투여를 기준으로 13g이다.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1.36㎏ 정도 먹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 수치일 뿐 인간은 수백 년간 큰 문제없이 다량의 캡사이신을 섭취해왔다. 물론 발한, 홍조, 위염 등의 고통을 겪어야 하지만 병이 걸리거나 숨진 사람은 없다.
때문에 캡사이신을 주제로 한 의학연구의 대부분은 그 유해성이 아닌 장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몇몇 대학의 연구에서는 캡사이신이 체중 감량과 암 성장 억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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