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壬辰)년 용의 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 공연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세월은 그대로인데 무엇을 위하여 그리 바쁘게 여백을 메우려고 숨 가쁘게 달려왔나, 찬바람에 여기저기 뒹구는 낙엽을 밟으면서 걸어온 시간을 뒤돌아본다. 앞으로만 향하면 옆은 보이지 않는다. 12월은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이면서도 다가올 1월을 향한 새로운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다.
12월 세모 거리에는 캐럴이 넘치고 상점마다 크리스마스 용품들로 가득 채워져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휘황찬란한 불빛을 바라보면 한 해가 저물어 간다는 쓸쓸함과 함께 따스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가는 곳마다 땡그렁~ 땡그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단 1달러라도 냄비에 넣으면서 작은 도움이나마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다시 한 번 따스해진다. 누군가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는 마음이 마음에 평안과 함께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나눔이라도 나눔의 기쁨은 배가 되기 때문이다.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노숙자들이 불경기로 인해 크게 늘어났다는 말을 들었다. 한 몸 의지 할 곳이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12월은 작은 소망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의 은은한 종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에 평안과 사랑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12월은 어려운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빛을 더해주며, 산타클로스처럼 풍성하게 다가간다.
사랑은 딱딱한 마음도 녹여주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12월은 모든 이에게 마음으로라도 따스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미(美)는 우수(雩愁)와 함께 한다’ 는 존 키츠의 말처럼 한 해가 저무는 12월의 아름다움 속에서 내면으로 젖어 드는 숭고한 아픔과 회한으로 얼룩진 아쉬움을 발견한다. 세밑 12월을 보내며 나눔과 베픔, 기쁨을 전해 주었던 사람, 소중한 사람, 고마운 사람,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순간들과 가슴 아픈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황량한 들판에 서 있는 느낌이다.
금년 한 해를 보내며 모든 것들은 과거로 묻고, 좋았던 일들만 기억하자고 나 자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늘 회한이 가슴에 남는 것은 인생은 언제나 미완성이며 지나온 날들은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 해를 따스한 마음으로 마무리 하며 내년에는 기쁘고 좋은 희망찬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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