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장애 있어 주변과 어울리지 못한 외톨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 보내는 엄마에 분개
집에서 엄마 죽인후 학교로 가 난사
왜 그는 초등학교로 가서 아무런 힘없는 어린 아이들을 그토록 많이 죽였을까.
코네티컷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범인 애덤 랜자(20, 사진)의 범행 동기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랜자는 집에서 엄마를 총으로 살해한 뒤 학교로 가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에 강제로 진입해 교실 두 곳에서 미친 듯이 총을 쏘는 동안에도 그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범행 동기를 말해줄 만한 유서나 메모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랜자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의 형인 라이언(24), 고교 스승과 동창들, 이웃들이 전하는 진술들을 토대로 한 내용뿐이다.
이들은 랜자가 똑똑했지만, 내성적이며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였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급우들은 랜자에 대해 “사회적 상황에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 “수업 시간에 늘 문 가까이 앉았다” “단추가 달린 셔츠 등 정장을 자주 입었으며 주머니에 펜을 꽂고 다녔다”고 떠올렸다.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도 그의 사진은 실려있지 않았다. 대신에 그의 자리에는 ‘사진찍기를 꺼림(Camera shy)’이라는 설명이 달려있었다.
그가 신체적, 혹은 감정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장애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랜자가 다닌 뉴타운 고교에서 2008년까지 안전담당 책임자로 재직했던 리처드 노비아는 AP통신에 “랜자가 몇 가지 장애가 있었다”면서 “그는 만약 화상을 입더라도 그 사실을 모르거나, 신체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비아는 “랜자의 행동은 마치 곰 인형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8살 소년 같았다”면서 “다른 학생들이 그를 괴롭힐까 봐 가장 걱정했다”고 떠올렸다.
형 라이언은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과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대인 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된 증상을 보인다. 다만, 특정 영역에서는 뛰어난 기술이나 재능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와 폭력 간에는 과학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다. 랜자는 고교 시절 컴퓨터를 다루는 ‘테크 클럽’의 회원이었고,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면서 평소 보였던 불안 증세가 다소 완화됐었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랜자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가족은 1998년부터 샌디훅에서 살았다. 어머니 낸시는 보스턴과 코네티컷에서 금융 분야에서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둔 뒤 두 아들을 키우는데만 전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는 총기 수집이 취미였으며 아들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도 낸시가 소유한 총기로 파악됐다. 그녀는 매력적이며 매우 친절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고 이웃주민들은 전한다.
그러나 랜자의 한 고교 동창은 랜자의 어머니가 애덤이 학교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내도록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기억했다.
아버지 피터는 대기업의 부사장이다. 그도 사건 이후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09년에 이혼했다. 피터는 이후 재혼했으며 랜자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이런 가운데 랜자가 어머니가 자신보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분개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어머니에 대한 미운 감정과 아이들에 대한 질투심 등이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샌디훅 초등학교가 위치한 뉴타운의 식당가인 `블루 콜로니 다이너’에서 일하는 식당 여종업원 패트리샤는 15일 “형제 중 동생(랜자)이 어머니가 자신들보다 어린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불만을 털어놓곤 했다는 얘기를 오늘 아침 식당에 왔던 한 학부모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할 때 타고난 폐쇄적 성격에다 애정 결핍에서 비롯된 극심한 외로움, 정신적 불안과 함께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아이들을 향한 질투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총기 참사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초 낸시가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임시교사로 일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일부 언론은 교사들이 낸시를 알지 못하며 그녀가 전업주부였다고 전하는 등 보도 내용이 엇갈리고 있다.
유명 범죄학자들과 사회학자, 행동과학 전문가들도 범행 동기를 놓고 다양한 가설을 내놓고 있다. 특히 랜자가 어머니를 먼저 살해한 점에 주목한다.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에 따르면 노스이스턴대학의 범죄심리학과 교수 잭 레빈은 “이 사건의 경우 어리고 무고한 희생자들이 (범행 목표의) 대리인이 된 것 같다”면서 “그들이 (랜자의) 엄마를 대신해 희생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가 어머니를 죽인 뒤 어머니가 사랑하고,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죽이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간사냥’(Hunting Humans)의 저자이자 메모리얼대학 교수인 엘리엇 레이튼은 “엄마를 죽이려면 학교를 죽여야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스이스턴대학의 범죄학자 제임스 폭수 교수는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가장 소중하고 취약하다”면서 만약 엄마가 범행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면 세계를 놀라게 하고, 공포감을 주려고 어린 아이들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범행 전날 학교에서 교사 4명과 말다툼”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애덤 랜자(20)가 범행 전날 학교 교사들과 언쟁을 벌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미국 NBC 방송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애덤은 범행 전날인 지난 13일 사건이 발생한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를 찾았고, 이 학교 교사 4명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날 언쟁에 연루된 교사 3명은 다음날 무장하고 학교에 들이닥친 애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나머지 1명은 사건 당일 학교에 출근하지 않아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한 교사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교사의 증언은 애덤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애덤이 교사들과 논쟁을 벌인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이 수사 당국에 보고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데일리메일은 이 주장을 근거로 애덤이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코네티컷주 경찰 부서장인 폴 밴스는 애덤이 범행 전날 교사들과 말다툼에 휘말렸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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