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대선 반응
박 당선인 진영, 축하파티 준비
문 후보 진영, 낙심속 향후 활동방향 모색
운명의 날의 아침은 일찍 밝았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19일(미 동부시간) 워싱턴 한인들은 개표결과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주제로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한인들은 새벽부터 깨어나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개표는 투표가 끝난 새벽 4시부터 곧바로 시작됐다. 한인들은 위성 TV와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진행 중인 개표 실황 중계를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사상 처음으로 재외국민들도 참여한 대통령 선거인지 한인들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특히 문재인 후보 측 인사 10여명은 18일 저녁부터 훼어팩스의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 모여 투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밤샘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초박빙 승부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초반부터 리드를 계속 지키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득표 차를 벌려 나가자 “게임이 너무 싱겁게 끝났다”며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버지니아 섄틸리의 김 모 씨(45)는 “투표율이 높으면 문 후보가 이길 거란 예측과 초박빙 승부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 빗나가 관전 재미가 떨어졌다”며 “범 보수세력과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결집해 범 진보세력들을 이긴 선거”라고 말했다.
가정에서는 물론 직장, 한인식당가에서도 온통 대선이 화제였다. 한인들은 박 후보의 승인과 문 후보의 패인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향후 정치질서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해보는 분위기였다. 또 일부 한인 직장에서는 당선자의 득표율 맞추기 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저녁 한인타운인 애난데일의 식당들에서는 박 후보 지지자들은 축배를 높이 들고, 문 후보 지지자들은 고배를 낮게 들었다.
이번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낙승으로 끝남에 따라 워싱턴의 각 지지단체들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박 당선자 지지자들은 국민의 염원이 이뤄졌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낙선한 진영의 후원자들은 실의감에 빠져 훗날을 기약하는 모습이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박 당선자의 지지 세력들은 일간지에 당선 축하광고를 내는 등 다소 들떠 있는 분위기다. 이날 낮 보수단체 인사들은 팰리스 식당에 모여 축하 파티를 개최했다. 이 식당에 들른 문 후보 지지단체의 한 인사는 보수인사들이 자축 파티를 하는 걸 보고 발걸음을 다른 식당으로 돌리기도 했다.
워싱턴 박사모는 오는 22일 낮 12시 우래옥에서 당선 파티를 열 계획이다.
윤희균 박사모 중앙 상임고문은 “민심과 역사가 박 후보의 승리를 이끌었다”며 “선거를 치르며 흩어졌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다시 동포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자는 취지로 축하모임을 조촐하게 열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희망2013 워싱턴국민연대’를 결성했던 워싱턴민주당재외선거대책위원회(대표 강창구), 미주담쟁이포럼(대표 박공석), 워싱턴해피스(대표 써니 김),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대표 이재수), 민주개혁미주연대 등 5개 단체는 이날 저녁 훼어팩스의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 모여 대선 패인을 분석하고 향후 활동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미주 담쟁이 포럼 박공석 대표는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왜 국민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는지 반성을 할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자가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누나나 엄마 같은 대통령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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